제65회 갑자전 '경계&해체'전이 5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B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관람객들의 많은 호응과 관심으로 이어진 두 번째 특별관 전시다.
故이대선화·원정희·박운주·황제성·임근우·박정용·양태모·윤세호·임수빈·손현주·김수지·서윤제·이상옥·정재은·주선희·최필규·문현숙·황경숙·백준승·정아씨·하리 등 33명의 작가가 9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양태모 갑자전 회장은 "언어가 실패하는 곳에 예술이 있다. '경계&해체'"라며 이번 전시의 콥셉트를 전한다.
양 회장은 "동시대성, AI&인공지능 시대에 중첩된 공존의 법칙에서 과연 미래 지향점은 무엇인가? 시각화에서 '가치'에 대한 여러 판단 방식을 복합적인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은 동시대에서 몸에 상처를 내야 Thing을 만날 수 있다. 모던주의·포스트모던 이후 다원주의·다원화의 동시대성에서 끝없는 다양성과 유일무이를 추구하는 그 지점, '경계&해체'를 통해 '차이'라는 용어로 만나 본다. 또 그 지점, 예술의 또 다른 영역을 찾아 나가고자 하는 의지에서 그 맥락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자전 창립은 40여 년 역사의 서사성이 깃든 미술운동 모임으로 그 동안 65회 미술행사를 통해 '전통과 동시대성'을 조화롭게 이끌어 왔다. 회원 중 예술의 혼을 불태우다 작고한 선배·동료작가들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 번 재조명하는 시간도 함께 마련했다"며 고인이 된 동료작가를 기리는 마음을 전했다.
갤러리에 마련된 고 이대선화 작가의 유작 'Untitled'는 혼합재료를 사용해 그린 작품이다. 평소 작가는 "그림을 보고 자신도 만족하고, 보는 사람들도 감동을 할 수 있는 작품을 그리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故 이대선화 작가의 작업실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경기도 포천 광릉 수목원 근처다.
고인은 평소 "매일 아침 자연의 소리와 하루를 열고, 시각 속에 익숙해져 잊고 있었던 것들에 눈길이 머물며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나의 작업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말해왔다.
양태모 회장은 "자연의 이미지의 형태는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들은 색의 반복 입히기, 드로잉 등의 조형적인 언어들을 통해 색은 점과 선으로 서로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으며, 질감은 추상적인 감정의 태도로 드러났다"며 작업 여정을 회고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주선희 작가의 작품 'Empty#2207'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는 주로 도자의 형상을 통한 '인간의 부재에서 시작된 비움의 흔적'을 주제로 작업한다.
"자연의 생성, 그리고 소멸과의 이어짐…. 오브제의 근원을 표현함에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우주의 순환원리를 말하며, 또 대자연의 근원이자 본질을 형상화"하고자 한다는 그녀는 "흙의 투박함을 표현하려 돌가루와 흑연가루를 사용했으며, 캔버스는 반복적인 지우기와 드러남을 통해 두터운 마티에르가 형성됐다"며 작업 과정을 전했다.
"사물 전체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지만, 여러 번의 덧칠과 흘리기를 통해 지우고, 경계면에는 새로운 얼룩 자국이 나온다"며 또 "이것은 시간을 초월한 현재인 '지금'을 생성하고 이내 소멸시키며 반복해서 그 흔적으로 존재케 하는 부정과 긍정의 '지우기'와 '드러남'이다. 결국, 비움과 채움은 같은 맥락"이라며 순수한 자아에 돌아가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주선희 작가는 "내 작품은 도자를 지칭하기보다 의인화된 도자인 듯 싶은 메시지가 복선으로 깔렸다. 도자가 가진 비움은 채움이나 담는 용도보다 사람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인 듯싶다"고 소개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