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참더라”.
멜 로하스 주니어는 KT 입단 4년째 2020시즌 KBO를 지배했다. 타율 3할4푼9리, 47홈런, 135타점의 압도적 성적을 내고 리그 MVP에 올랐다. KBO리그 4년의 실적을 앞세워 일본 한신타이거즈로 입단했으나 부진했다. 정교한 투구에 구속도 빠른데다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느는 일본야구에 두 손을 들었다. 2022시즌을 마치고 한신에서 방출됐다.
2023년 도미니카리그에서 뛰다 시즌을 마치고 KT의 영입제의를 받고 3년 만에 복귀했다. 복귀 후 한 달 넘게 뛰었다. 1일 현재 타율 2할8푼8리, 10홈런, 25타점, 28득점, OSP(장타율+출루율) 1.035을 기록했다. 2020시즌의 엄청난 피괴력을 아니지만 제몫을 충분히 하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확하게는 2020시즌의 파괴력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의 볼넷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4월까지 29개의 볼넷을 골랐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타석당 볼넷 비율도 당연히 1위(0.18)이다. 2020년까지 4년동안 타석당 볼넷 비율은 0.09개였으니 눈야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출루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4할2푼7리로 7위에 올라있다.
이 감독은 “유인구를 잘 참더라. 일본에 가기 전보다 좋아졌다. 특히 왼손투수 볼을 많이 보며 의외로 안친다. 출루율이 4할 넘는다. 볼도 잘보고 출루가 되니 (4번) 문상철의 타점이 많아진다. 이런 점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베이스 러닝도 달라져 전력질주를 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로하스가 찬스를 잘 만들어주면서 KT 타선도 뜨거워지고 있다. 리드오프 천성호가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고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부활에 성공한 강백호도 뜨겁다. 로하스가 타격과 출루로 제몫을 하면서 문상철, 장성우, 황재균까지 기회가 이어진다. 빅이닝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이다.
타격능력에 대해서는 “2020시즌과 차이가 없다. 지금이 더 멀리친다. 스위치 가운데 좌타가 더 강하다. 높은 볼도 잘 친다. 옆구리에 붙이는 연습을 많이 한다. 방망이도 짧게 친다. 타격에서 무엇인가 깨달은 것 같다. 동료들에게도 타격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로하스는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많이 분석하고 준비한다. 데이터와 비디오를 통해 잘 준비한대로 나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캠프에서 날씨 영향 등 몸이 올라오지 않는 부분이 있다. 지금부터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