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졸전에 국내 팬들 반응도 엇갈린다.
김민재는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뮌헨과 레알은 2-2로 비겼다. 결승 진출 팀은 9일 열리는 2차전 원정 경기에서 가려지게 됐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리로이 자네-토마스 뮐러-자말 무시알라가 공격 2선에 섰다. 레온 고레츠카-콘라트 라이머가 중원을 채웠고 누사이르 마즈라위-에릭 다이어-김민재-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레알은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비니시우스 주니어-호드리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주드 벨링엄이 공격 2선에 섰다. 토니 크로스-오렐리앵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중원에 나섰고 페를랑 멘디-안토니오 뤼디거-나초 페르난데스-루카스 바스케스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안드리 루닌이 장갑을 꼈다.
김민재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경기가 됐다.
경기 초반 홈팀 뮌헨이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선제골은 레알이 터뜨렸다. 전반 24분 크로스가 전방을 향해 침투 패스를 찔렀고 튀어나온 김민재를 무너뜨린 비니시우스가 빠르게 박스로 쇄도했고 비니시우스는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그는 곧바로 슈팅,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전 뮌헨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 자네가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박스 안까지 진입하더니 왼발 기습 슈팅을 때려 레알 골망을 갈랐다.
뮌헨의 승리가 가까웠던 순간, 다시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그는 박스 안에서 위협적으로 공을 소유해 달려들어가던 호드리구를 과하게 잡아 넘어뜨렸고 주심은 지체 없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김민재 최악의 경기였다. 유럽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추가시간 제외 90분을 소화하면서 패스 성공률 97%(72/74), 공격 지역 패스 10회, 롱 패스 정확도 100%(1/1), 볼 뺏김 0회, 가로채기 3회, 수비적 행동 4회, 회복 3회 등을 기록했다. 무난한 기록이다. 전반전 판단 실수와 후반 막판 페널티 킥을 허용하는 대형 사고를 치며 이날 무승부의 원흉으로 지목받았다.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매겼다. 독일 언론은 평점이 낮을수록 좋다. 1~6점까지 평점이 부여되는 가운데 6점은 최악이다.
매체는 김민재의 플레이를 '재앙'이라고 평가하면서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한 더 리흐트를 대체할 수 없었다. 선제 실점 상황에서 너무 멀리 나가 있었다. 다음 실수는 후반 37분에 나왔다. 호드리구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매체 '더 레알 챔스'는 투헬의 이런 인터뷰 내용을 동일하게 전하면서 "지난 시즌 이탈리아 무대 최고의 수비수인 김민재는 뮌헨 이적 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만일 더 리흐트의 상태가 좋았다면 김민재는 이번 경기 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선 김민재의 실수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소셜 미디어와 축구 커뮤니티 등에서 뮌헨의 첫 번째 실점 장면이 빠르게 튀어나가버린 김민재의 판단 실수인지, 뒷공간 커버를 해주지 않은 다이어, 키미히 등의 실수인지, 레알을 상대로 수비 라인을 너무 올려버린 뮌헨 수비 전술 자체의 문제인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또한 김민재를 옹호하는 댓글에는 "만약 저 실수를 범한 선수가 다이어고 그가 김민재처럼 다른 동료에게 고함쳤다면 지금처럼 해당 선수를 옹호할 수 있느냐"라는 글들이 달렸다.
한편 경기 종료 후 마누엘 노이어는 "라커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실수는 축구의 일부다. 다음 경기에서도 부진하리라는 법은 없다"라며 김민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오늘도 사실 크게 나쁘진 않았다. 부분적으로는 훌륭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건 축구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라며 김민재를 위로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