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필승카드였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0)이 뜨거운 4월을 보냈다. 지난 4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6피안타(2홈런) 1볼넷 1사구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1-4 대승을 이끌며 4승을 따냈다.
4회까지 노히트 투구를 펼쳤다. 1회 볼넷, 3회 사구 등 선두타자를 두 차례 내보냈으나 다음타자들을 모조리 침묵시켰다. 5회 이우성에게 첫 안타를 맞고 소크라테스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하며 노히트와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6회도 1사1루에서 최형우에게 중월홈런을 맞았다. 피홈런 2개가 4실점으로 이어져 4월 전경기 퀄리티스타트 작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리그 최강의 타선을 상대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최고 149km짜리 직구(30개)와 땅볼을 유도하는 커터(30개)를 중심으로 예리한 슬라이더(27개), 커브(5개)와 체인지업(3개)까지 섞으며 주도권을 놓치 않았다. 제구력도 안정감이 넘쳤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전 "우리 타자들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많이 상대했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판정패했다.
벤자민에게 악몽의 3월이었다. 26일 두산전에서 5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4실점했다. 3피안타 가운데 홈런이 두 방이었다. 그래도 5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31일 한화전에서 3이닝동안 11안타(2홈런) 1사구 4탈삼진 11실점했다. 데뷔 이후 최악의 투구를 했다. 믿었던 에이스가 무너지자 충격파도 상당했다.
부진의 이유가 있었다. 목이 불편한 상태에서 투구하느라 왼손이 많이 내려왔다. 이강철 감독의 주문으로 팔을 올렸다. 변화구의 각이 예리하지 않았고 직구의 볼도 힘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팔을 올리자 완전히 달라졌다. 6일 L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더니 12일 SSG전은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또 호투했다.
다음은 괴력의 투구였다. 18일 키움을 상대로는 8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어 24일 한화전에서는 또 8이닝을 지키며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2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2연속 8이닝 호투였다. 불펜이 약한 KT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날은 리그 최강타선인 KIA를 상대로 또 다시 호투를 이어가며 최강의 투수로 4월을 지배했다. 3월 ERA 16.88에서 4월 ERA 1.89의 반전이었다. 4월만 본다면 KIA 네일(1.43)에 이어 ERA 2위의 기록이다. 꾸준한 투구를 하는 윌리엄 쿠에바스와 함께 든든한 KT 외인 원투펀치이다. 믿음직한 필승카드로 9위 KT 대반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가 크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