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류현진(37·한화 이글스)에게 관심을 보였던 뉴욕 메츠가 이 투수 영입으로 대박을 칠 기세다. 유리몸으로 전락했던 우완 강속구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30)가 부활하면서 메츠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세베리노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까지 노히터로 막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를 놓친 세베리노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2.67에서 2.31로 낮추는 데 만족했다.
1회 시작부터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시작한 세베리노는 4회 2사 후 이안 햅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퍼펙트로 막았다. 7회 선두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출루시켰으나 크리스토퍼 모렐에게 몸쪽 싱커로 2루 쪽 먹힌 뜬공을 유도,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끝냈다. 7회까지 투구수 79개로 노히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8회 선두 마이클 부쉬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댄스비 스완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노히터가 깨졌다. 시티필드 홈구장을 메운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세베리노를 격려했지만 계속된 1사 1,3루에서 닉 마드리갈의 3루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첫 실점했다. 5-4-3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지만 타자 마드리갈의 1루 도달이 좀 더 빨랐다. 1-1 동점이 되면서 승리도 놓쳤다.
메츠도 1-3 역전패를 했지만 세베리노의 투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총 투구수 101개로 시속 최고 97.6마일(157.1km), 평균 96.2마일(154.8km) 포심 패스트볼(38개), 싱커(27개), 스위퍼(14개), 체인지업(9개), 슬라이더(8개), 커터(5개) 등 6가지 구종을 구사했다. 빠른 카운트에서 과감한 몸쪽 승부로 맞혀 잡는 투구를 펼치며 효율성을 뽐냈다.
2017~2018년 뉴욕 양키스 시절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며 에이스로 활약한 세베리노는 그러나 2019년부터 부상의 늪에 빠졌다. 어깨, 팔꿈치, 사타구니, 광배근 등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져 5년간 규정이닝을 한 번도 못 넘겼다. 2020년에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됐다. 이 기간 100이닝 넘게 던진 것도 2022년 102이닝이 전부. 5년간 총 45경기(40선발) 209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19경기(89⅓이닝) 4승8패 평균자책점 6.65로 성적도 좋지 않았고, 양키스도 세베리노를 잡지 않았다.
하지만 메츠가 1년 1300만 달러에 그를 FA 영입했다. 부상, 부진으로 가치가 크게 떨어질 줄 알았는데 1년 단기 계약이긴 했지만 꽤나 후한 대우를 받았다. 메츠는 지난해에도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6.6마일(155.5km)로 리그 상위 12%에 속하는 구위를 믿고 지난해 11월말 세베리노를 영입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성공적이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3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만 5이닝 6실점(3자책)으로 고전했을 뿐 이후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꾸준하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2.10. 여전히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6마일(154.5km)로 리그 상위 16%에 땅볼 유도 능력은 10%에 속한다.
‘뉴욕포스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컵스전을 마친 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내가 본 세베리노 중 가자 뛰어났다. 그의 패스트볼은 몸쪽, 바깥쪽, 위아래 모두 위력적이었다”고 칭찬했다. 멘도사 감독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양키스 벤치코치로 세베리노와 함께한 인연이 있다. 세베리노는 “기분이 매우 좋다. 어릴 때는 모든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아웃을 잡고 길게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달라진 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