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과 이강인(23, PSG)은 이미 이번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붙었다. 이번 경기에선 강력한 '변수'가 추가됐다.
PSG는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을 펼친다.
PSG는 지난 17일 '거함' FC 바르셀로나를 6-4로 제압했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스페인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합산 스코어 5-4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두 팀 모두 1차전 결과를 뒤집으면서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진출 뒤 PSG는 세 경기를 치렀다. 22일 올랭피크 리옹을 상대로 홈에서 4-1 승리를 거뒀고 25일엔 로리앙 원정서 4-1로 승리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 PSG지만, 도르트문트전을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강등권' 르 아브르와 3-3으로 비겼다.
PSG는 28일 오전 4시 홈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리그1 31라운드 르 아브르와 경기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뒤이어 31라운드에 나선 AS 모나코가 올랭피크 리옹에 패배하면서 PSG는 빠르게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3연패이자 통산 12번째 리그 우승이다.
올 시즌 직전 스페인 RCD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만 23세에 유럽 5대 '세계 5대 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에서 우승을 맛본 역대 네 번째 한국 선수로 등극했다.
앞서 유럽 5대 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다.
박지성은 2006-2007, 2007-2008, 2008-2009,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역대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지도와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폴 스콜스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과 같이 이룬 우승이었다.
두 번째는 정우영이다. 그는 2018-2019시즌 리그 1경기 소화하고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우승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구단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함께했다.
뒤이어 리그 우승에 성공한 이강인은 유럽 5대 리그에서 우승한 역대 4번째 한국인이 됐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 8강 바르셀로나전 이후 리옹과 경기에서 9분, 로리앙과 경기에서는 61분, 이번 르 아브르와 경기에선 45분을 뛰었다. 체력은 제대로 비축했다. 그와 함께 팀의 '에이스' 음바페와 뎀벨레도 출전 시간을 관리받았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1차전은 도르트문트의 홈구장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다. 해당 구장은 81,365의 관중이 들어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구장 중 하나다. 홈 열기는 그 어느 팀보다 뜨겁기로 유명하다. 1차전에서 득점을 만들어야 2차전을 포함한 180분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PSG는 이미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와 맞붙었다. 조별리그 F조에서 도르트문트와 이미 경쟁했다.
지난해 9월 홈에서 치른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는 후반 4분 터진 킬리안 음바페의 페널티 킥 선제골과 후반 13분 들어간 아슈라프 하키미의 추가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다음 맞대결은 지난해 12월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치른 조별리그 6차전. PSG는 이 경기에서 후반 6분 카림 아데예미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고 후반 11분 워렌 자이르-에머리의 동점 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1차전 이강인은 교체로 약 1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고 6차전에선 비티냐, 자이르-에머리와 조합을 구성해 PSG의 허리를 지켰다. 이 경기 이강인은 약 68분 활약한 뒤 마누엘 우가르테와 교체됐다.
가장 큰 변수는 '주심'이다. UEFA는 지난달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경기 주심이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테일러 주심은 영국 국적의 심판으로 지난 2010년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심판으로 활약했다. 올해로 벌써 14년째 주심을 보고 있다.
테일러 심판은 UEFA의 엘리트 자격증을 보유한 심판이다. 특히 지난 2021년 6월 열린 유로 2020 대회에서 덴마크-핀란드전 주심으로나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심정지 사고를 빠르고 정확하게 대처해 많은 칭찬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그가 경기 중 벌어지는 선수들의 신경전, 몸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거친 행동을 제대로 제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축구는 네트가 없는 종목이기에 몸을 부딪쳐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싸움엔 일관된 판정 기준이 필요하다.
테일러는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 또한 테일러는 관점에 따라 일관되지 못한 판정으로도 말이 나오는 편이다.
테일러의 문제를 가장 잘 드러낸 사건은 지난 시즌 있었다. 지난 2022년 8월 17일 열린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첼시의 수비수 마르크 쿠쿠렐라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중심을 잃은 쿠쿠렐라는 넘어지고 말았다. 테일러 심판은 이 상황을 '노 파울' 선언했다.
테일러와 이강인은 악연이 있기도 하다. 때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테일러 심판은 주심으로 나섰다. 이 경기 테일러는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이 얻어낸 코너킥을 진행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주어진 추가시간은 모두 지나간 상황이라 규정상 문제는 없었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실질적인' 추가시간을 부여했다. 이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었다.
한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가나 선수 일부가 부상으로 쓰러지며 일정 시간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테일러 주심은 칼같이 경기를 끝냈다. 당시 강력하게 항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퇴장당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과 맞대결을 관중석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일관되지 못한 판정과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악명' 높은 테일러 심판의 판정에 따라 PSG와 도르트문트의 1차전 경기 결과가 갈리게 됐다.
한편 리그 우승에 성공한 PSG 입장에선 오랜만에 맞이한 유럽 정상 등극의 기회다. 그 마지막 도전은 지난 2019-2020시즌이었다. 당시 PSG는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났다. 이 경기는 후반 14분 터진 킹슬리 코망의 결승골로 끝이 났다. 쓰라린 패배를 맛본 PSG는 다시 유럽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