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에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대기록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프로 3년차에 타격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다. 입단 당시 제2의 이종범으로 평가받은 김도영은 빠른 발과 컨택 능력에 이어 올 시즌에는 장타력까지 급성장했다.
김도영은 3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3리(126타수 42안타) 10홈런 26타점 28득점 14도루 출루율 .377, 장타율 .643, OPS 1.020을 기록하고 있다. OPS 3위, 홈런 공동 3위, 최다안타 공동 3위, 타점 공동 4위, 타율 공동 11위, 도루 2위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선에서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그런데 서서히 김도영에 대해 상대팀의 대응책과 분석이 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은 28일 김도영에 대해 "빠르게 꺾이는 변화구에 약하다는 분석을 내렸다. 횡으로 떨어지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빠른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횡으로 꺾이는 슬라이더나 커터, 직구와 비슷하게 오다가 떨어지는 포크볼, 스플리터로 공략하면 된다는 것.
김도영은 26~28일 LG와 3연전에서 15차례 타석에 들어섰다. 김도영이 상대한 공은 총 66구, 그런데 직구는 15개 뿐이었고 변화구가 51개나 됐다. 변화구 비율이 무려 77%였다. LG 투수들은 변화구로 집요하게 김도영을 상대했다.
26일 경기 LG 선발 김윤식은 김도영과 첫 대결에서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로 5구를 던지며 중견수 뜬공 아웃을 잡았다. 26일 LG 투수들은 김도영에게 직구 6개, 변화구 13개를 던졌다. 김도영은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자 27일 경기에서 LG 투수들은 김도영 상대로 직구는 단 3개, 변화구 24개를 던졌다. LG 선발 엔스는 1회 김도영 상대로 121~125km의 커브만 5개 연속으로 던졌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역으로 149km 직구를 던졌는데, 김도영은 중전 안타를 때렸다. 그러자 엔스는 3회 커브-커브-체인지업-커브를 던져 2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았다. 4회는 1~2구 직구가 볼이 됐고, 체인지업(2개)과 커브(4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9구째 커터(137km)가 몸쪽으로 날카롭게 꺾이면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7회 좌완 김유영은 김도영에게 슬라이더-체인지업-체인지업-슬라이더로 내야 뜬공을 유도했는데, 3루수 포구 실책으로 2루까지 내보냈다. 김도영은 2루에서 3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태그 아웃됐다. 올해 13연속 도루 성공 이후에 나온 첫 도루 실패. 그리고 9회 LG 마무리 유영찬은 김도영 상대로 135~138km 슬라이더만 4개 연속 던졌다. 3차례 헛스윙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28일 경기, 1회 김도영은 헛스윙 3번으로 3구삼진으로 물러났다. LG 선발 손주영은 초구 116km 커브에 이어 2~3구는 133km와 131km 포크볼을 연거푸 던졌다. 3회는 포크볼에 우익수 뜬공, 5회는 변화구 3개 이후 처음 던진 직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김도영은 7회 무사 1,2루에서 사이드암 박명근의 2구째 커브에 기습 번트를 3루쪽으로 기막히게 대고서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상대 포수의 3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6-7로 따라붙었고, 이후 최형우의 내야 땅볼로 동점. 이우성의 적시타 때 김도영은 역전 득점을 올렸다.
김도영은 LG 3연전에서 15타수 5안타(타율 .333)을 기록했다. 5안타 중에서 장타는 2루타 1개였다. 안타 5개 중 직구를 때린 안타가 3개였다. 변화구 안타는 체인지업 1개, 커브 1개(번트 안타)였다.
김도영의 변화구 대처 숙제, 이범호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이 감독은 28일 경기에 앞서 "아까 도영이하고도 얘기했는데 이제 변화구를 많이 던질 거다. 처음에 변화구에 헛스윙하게 될 거다. 분명히 변화구를 많이 던지면 처음에는 헛스윙하게 될 건데, 그게 10타석~20타석 가면 이제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구분이 되면서 너한테 타이밍이 잡히게 될 거니까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한다고 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분명히 그 공들이 도영이한테 타이밍이 잡히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때는 직구나 변화구나 여러 가지 공들이 다 체크가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낮게 떨어지는 공에 스윙을 자꾸 해봐야, 타자의 눈높이에 이 공은 볼이고 이 공은 스트라이크라는 거를 확실히 구분이 된다. 그래서 떨어지는 공에 스윙하는 거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공을 딱 건드려서 내야 땅볼이 되는 거는, 어려운 공을 건드려서 내야땅불이 되는 부분은 조금 체크를 해 봐야 하겠지만, 헛스윙이 된다는 것은 도영이한테 지금은 그 공이 직구처럼 보이지만 그게 자꾸 몸에 익숙해지는 시점이 되면 분명히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체크가 될 것이다. 그때부터는 직구 변화구 모두 컨택이 되면서 더 좋은 타구를 만들거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결국 김도영의 변화구 대처는 경험이 쌓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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