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로 꼽히던 한국은 이제 없다. 2024 파리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고 다툴 4강 대진이 완성됐다.
우즈베키스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었다.
무난한 승리였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추가시간 상대 패스 실수를 가로챈 뒤 후세인 노르차예프의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후반 25분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등에 업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39분 막자 라므호말리예프의 헤더골로 달아나며 완승을 거뒀다.
같은 날 이라크는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베트남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19분 알리 자심이 넣은 페널티킥 골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대회 4강 대진이 모두 정해졌다. 오는 29일 역사상 처음으로 준결승까지 올라온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이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반대편에선 일본과 이라크가 30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일본으로선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라크에 패했던 아픔을 되갚아줄 기회다.
이번 대회에는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이 걸려 있다. 3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자격을 얻는다.일단 준결승까지는 진출해야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4강 대진에 한국의 이름은 없다. 한국은 26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무릎 꿇으며 충격적으로 탈락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10회로 늘리려 했다.
그러나 모두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패하며 영광스런 역사를 마감하게 됐다. 올림픽 무대에 한국 축구가 없는 건 지난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반면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처음으로 대회 4강 진출을 일궈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호주, 요르단을 제압하며 처음으로 대회 8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한국까지 물리치며 돌풍을 이어갔다.
이제 다음 목표는 올림픽 본선 직행이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된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를 쓰고 있는 신태용 감독.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경기 결과엔 기쁨과 슬픔이 섞여 있다. 매우 기쁘고 행복다. 반대로 매우 슬프고 어렵기도 하다"라며 "승자가 결정돼야 했던 경기고, 난 인도네시아 팀을 이끌어야 했다. 인도네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조국을 떨어뜨린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회장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4강 진출이 확정된 뒤 "준결승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월드컵에 꾸준히 나서는 아시아의 강자 한국을 상대로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용기 있게 뛰었고, 잘 조직된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은 올림픽 희망을 활짝 열었다. 자랑스럽다"라며 크게 기뻐했다. 승리 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감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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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AFC U-23 아시안컵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