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추신수는 지난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통산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이렇게 첫 홈런 질문을 받으니 어떻게 보면 부끄럽다. 홈런을 처음 치는 것도 아닌데 홈런이 늦게 나왔다는 의미다. 항상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요즘 너무 안좋다보니 여러 방향으로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첫 홈런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KBO리그는 세계 주요 프로야구리그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일관적인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가능해지면서 팬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직접 ABS를 경험한 선수들은 기존과는 다르게 체감되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때문에 적응을 어려워 하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황재균이 ABS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재균은 4회초 2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 SSG 좌완 선발투수 오원석을 상대했다. 1볼 2스트라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황재균은 오원석의 4구째 시속 146km 몸쪽 낮은 직구를 지켜봤다. 포수 이지영이 요구했던 코스와 구종이 아니었는지 이지영은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뒤로 빠뜨렸고 1루주자 문상철은 투구와 동시에 스타트를 걸어 2루에 안착했다.
하지만 이계성 주심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의 판정에 따라 이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고 황재균은 삼진이 됐다. 공이 뒤로 빠진 것을 지켜보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삼진 콜을 본 황재균은 격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헬멧을 집어던졌고 이계성 주심은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황재균의 삼진과 퇴장과 함께 KT의 4회 공격도 끝이 났다. 올 시즌 세 번째 퇴장이자 선수 첫 번째 퇴장이다.
올 시즌 13경기 타율 1할9푼4리(36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5득점 3도루 OPS .645으로 고전하고 있는 추신수는 ABS에 대해 “한국야구의 변화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를 두면서도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정립했던 것들이 무의미해지는 느낌이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존 선구안이라는 것은 존에서 완전히 빠지는 공을 골라내는 것이 아니라 공 한 개에서 반 개 빠지는 공을 골라내는 것이다. 이제는 그런 것이 없어져버린 느낌이다. 선수들이 감수를 해야하는 일이지만 쉽지 않다. 내 눈과 몸은 지금까지의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해져 있는데 한순간에 바뀌니까 다시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에는 많이 늦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말 선수들이 충분히 적응할 시작이 있었나 싶다”라며 갑작스러운 ABS 도입에 아쉬움을 토로한 추신수는 “베이스 크기를 키우고 피치클락을 도입하는 것 같은 변화에는 찬성이다.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는 것이 맞다. ABS 도입 역시 100% 이해를 하지만 선수들과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적응할 시간이 있었는지에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