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후폭풍이 아직까지 한국축구를 좀먹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에 도전했던 남자축구는 40년 만에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다. 구기종목의 전멸이다. 한국선수단 단체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여자핸드볼만 파리에 간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오후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
축구협회는 “오늘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패배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축구팬, 축구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대한축구협회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발표했다.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의 후폭풍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아시안컵 4강 탈락의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전혀 반성이 없었던 클린스만은 잔여연봉 70억 원을 고스란히 챙겨 미국으로 돌아갔다.
남은 똥은 치워야 했다. 갑자기 대표팀 감독이 공석이 된 한국은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감독까지 맡겼다. 황 감독은 태국과 월드컵예선 2연전에서 1승1무를 거뒀다. 무엇보다 손흥민-이강인 내분사태로 분열된 대표팀을 다시 하나로 만들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U23 아시안컵의 전초전이었던 서아시아 U23 챔피언십에 자리를 비웠다. 명재용 수석코치가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수장 황선홍 감독이 자리를 비운 여파는 컸다.
여기에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해외파 이강인, 양현준, 김지수, 배준호의 차출이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대회 도중 센터백 서명관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대회 3골을 몰아친 이영준은 8강전 상대선수 정강이를 밟아 퇴장을 당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감독으로 선임하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자신했다. 그 결과는 파리올림픽 본선진출 실패로 돌아왔다.
황선홍 감독 역시 지도자 경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력강화위원회 역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높이 사 황 감독을 A대표팀 유력한 후보로 올렸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예선 탈락으로 황선홍 감독 역시 지도자로서 치명타를 입었다. 모든 것이 클린스만 후폭풍이다. / jasonseo3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