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신민재가 기막힌 발야구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타격전 끝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선두 KIA 상대로 1-5로 뒤진 경기를 7-6으로 뒤집었다.
신민재가 두 차례나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역전 발판을 만들었고, 환상적인 슬라이딩으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신민재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신민재는 5회 낫아웃 상황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출루해서 추격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6회는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기민한 주루 센스로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1-5로 뒤진 5회 1사 2루에서 신민재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7구째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포수 김태군이 공을 떨어뜨렸다. 낫아웃 상황에서 김태군이 그냥 투수에게 공을 던졌다. 신민재가 재빨리 1루로 뛰어, 투수의 1루 송구보다 빨리 세이프됐다. 낫아웃 출루로 인해 LG는 스코어 4-5까지 추격했다. KIA는 안줘도 될 점수 2점을 허용했다. 결국 이 점수는 역전패로 이어졌다.
경기 후 신민재는 낫아웃 출루 상황을 설명했다. 신민재는 “2스트라이크의 상대 선수 스위퍼를 놓쳐서 삼진을 당했는데, 포수가 공을 놓쳤다. 보통 공을 놓치면 저를 찍으러 와야 되는데 투수한테 던지려고 투수 쪽으로 걸어가더라. 뒤로 돌아서 뛰었는데, 포수가 투수한테 던졌다가 투수가 다시 1루에 던져서 시간이 좀 있어서 살았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며칠 전에 두산 김재환도 키움전에서 낫아웃 상황에서 포수가 투수에게 공을 던지자, 1루로 전력질주해 세이프됐고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김재환 사례가 참고가 됐을까.
신민재는 “그건 아니고 일단 1루가 비어 있었고, 상대 포수의 플레이가 1루로 뛰어야 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 투수한테 던지든 저한테 바로 찍든 일단 그런 상황이면 무조건 뛰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뛰었다. 다른 선수였어도 그렇게 뛰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1루로 뛰는 과정에서 끝까지 김태군이 '낫아웃'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신민재의 디테일이 숨어 있었다. 곧장 뛰지 않고, 잠깐 멈춰 있다가 포수가 투수에게로 걸어나가자 슬며시 뛰어갔다. 그는 “일부러 (포수) 뒤로 돌아서 뛰었는데, 포수 시야에 내가 뛰는 것이 보이면 1루로 바로 던질 것 같아서 뒤로 돌아서 뛰었다”고 말했다.
센스가 있었다. '연기를 한 거냐'는 말에 "연기는 아니고... 살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KIA 투수 네일은 신민재가 1루에서 세이프되자, 김태군을 향해 살짝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동작을 취했다.
5-6으로 추격한 6회 결승 득점도 신민재의 주루 센스에서 나왔다. 2사 1,2루에서 박해민의 우전 적시타 때 2루 주자 박동원이 득점하며 6-6 동점이 됐다.
1루주자였던 신민재는 3루까지 달려간 뒤, 상대 내야진이 외야 송구를 커트해 타자주자 박해민을 잡으려 하자, 지체없이 홈으로 파고들어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됐다. 7-6으로 뒤집는 역전 결승 득점을 발로 만들어 냈다.
신민재는 “앞 주자 동원이 형이 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2루수 선빈이 형이 잡아서 어디로 던지는지 보려고 했다. 해민이 형이 이미 2루로 가고 있더라. 그래서 2루쪽을 한 번만 봐도 홈에서 승부가 되겠다 싶어서, 상황을 보고 그 순간을 판단했다. 3루를 밟고 나서 상황을 봤는데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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