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올림픽 탈락에 라이벌 일본조차 놀란 분위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3골을 넣었던 에이스 이영준이 후반 25분 어처구니없는 반칙으로 퇴장을 당해 한 명이 부족한 불리한 상황에서 싸웠다. 결국 한국은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해 탈락했다.
파리올림픽 진출권이 걸려있어 너무나 중요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 3위까지는 파리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한국은 허무하게도 8강에서 여정을 마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이어졌던 세계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올림픽 무대에 한국 축구가 없는 건 지난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공교롭게 전 경기서 라이벌 일본은 개최국 카타르를 연장전에서 4-2로 물리치고 4강에 선착했다. 한국은 일본을 1-0으로 잡아 8강 통과가 당연한 듯 보였지만 아니었다.
일본언론도 한국의 탈락소식을 크게 다뤘다. ‘닛칸스포츠’는 “인도네시아전 충격패로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가 붕괴됐음을 알렸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도 역대최소 금메달이 예상된다. 한국언론도 ‘게으른 준비가 부른 도하의 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축구 뿐만 아니라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의 구기종목은 참패를 당해 나가지도 못한다. 남자는 전멸이고 여자핸드볼만 유일하게 11회 연속 올림픽에 간다. 한국선수단 총 규모가 200명도 되지 않는 170-180명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국 엘리트 체육의 붕괴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금메달을 따도 5-6개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인구절벽 세대가 성인이 되는 10-15년 뒤에는 한국체육 자체가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매체는 “한국의 체육은 금메달 감소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체육계가 후퇴하는 이유는 엘리트 스포츠에 인재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 스포츠는 여전히 성적지상주의에 물든 집단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유도, 복싱, 레슬링도 이제 국제경쟁력이 없다. 축구 등 타 종목도 마찬가지”라며 신랄하게 혹평했다.
반면 생활체육이 수십년 전부터 문화로 자리를 잡은 일본은 저변이 한국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축구를 하는 고교도 전국에 걸쳐 수천개에 달한다. 출산률이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것은 한일 양국의 비슷한 문제지만 적어도 일본은 체육계에 꾸준히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