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전6기에 성공했다.
프로야구 KT 위즈 신인 투수 원상현(19)이 데뷔 첫 승리를 기록했다. 원상현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148km 직구(33개)와 주무기 커브(12개), 체인지업(38개)으로 한화 타선을 잘 막아냈다. KT가 9-0으로 승리, 원상현은 6경기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선발승)을 기록했다.
1회 톱타 최인호에게 초구 직구에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였다. 페라자를 상대로 7구 연속 변화구로 승부, 126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노시환의 유격수 땅볼, 채은성의 중견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2회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는데, 황영묵을 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임종찬을 126km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후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다. 3회 1사 후 볼넷, 4회 선두타자 볼넷, 5회 삼자범퇴, 6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첫 승을 거둔 원상현은 “정말 뜻깊은 것 같다. 이전 경기들이 너무 힘들어서 오늘 좀 그게 와 닿고 벅찬 느낌인 것 같다”며 "솔직히 엄청 많이 힘들었다. 감정 소비도 엄청 심하게 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소감과 함께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아직 신인이고 야구를 할 날이 앞으로 많이 남았는데 지금 기회 줄 때 잡아서 열심히 해야 된다 생각했다. 안 되는 부분을 계속 돌려서 봤고, 감독님 코치님이랑도 얘기를 많이 하고 나서 체인지업 연습을 엄청 많이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신인들이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전체 1순위 한화 황준서, 2순위 두산 김택연, 3순위 롯데 전미르 등은 주목받고 있다.
경기 후 원상현은 '잘 나가는 동기들이 많았은데 자극이 되는지’를 묻자, "사실 준서나 택연이나, 얼마 전에 부산에 갔을 때 미르도 그렇고, 그리고 키움의 (손)현기, (전)준표 다 잘 하고 있다. 사실 제가 제일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고, 거기에 이제 (육)청명이까지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가 부담감도 없지 않아 조금 느끼고 있고, 그런 거에 대해서 좀 많이 좌절한 적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육청명은 팀내 입단 동기다. 원상현은 KT 1라운드(7순위), 육청명이 KT 2라운드(17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육청명은 3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고 있다. 2차례 선발 등판에서 5이닝 1실점, 5이닝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다.
원상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88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SSG전에서 2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경험이 있다.
원상현은 ‘육청명에게 자극을 받을 것 같다’는 말에 "자극 많이 받았습니다. 확실히 좋은 시너지가 됐다. 내가 잘 하고 있었으면 좋았지만, 부진한 상태에서 청명이가 좋은 결과가 있으니까, 뭔가 청명이에게 배우게 되고 좀 부럽기도 하고 의식을 했다. 청명이가 잘 던지니까 더 집중하고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목표나 계획에 관해 묻자, 원상현은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목표는 1군에서 오래 살아남기였다. 중간쯤에 신인왕이었지만, 사실 신인왕은 이제 포기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첫 승을 거둔 날 소감치고는 어색했다. 그는 “신인왕을 노린다는 건 사실 많이 욕심인 것 같고, 그냥 오늘처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선발로 나가든 불펜으로 나가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제 꿈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이 쟁쟁해서 일찌감치 신인왕은 마음을 접은 것일까. 원상현은 “사실 지금 신인 투수들, 젊은 형들, 다른 구단을 보면 제가 아무리 자신감 있고 용기가 있다 하더라도 제 수준에 맞게 목표를 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니까 어떻게 하다 보면 받을 수도 있는 거고, 또 (소)형준이 형도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냥 지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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