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갑수가 여전한 연기 고민을 털어놨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에스엔피유니콘 스튜디오에서는 tvN ‘눈물의 여왕’ 종영 기념 배우 김갑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갑수는 1977년 극단 ‘현대극장’ 1기로 데뷔, 1984년 개봉한 영화 ‘태백산맥’을 통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태조 왕건’, ‘연개소문’, ‘장화, 홍련’, ‘신데렐라 언니’, ‘몽땅 내사랑’, ‘공범’ 등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강렬한 연기를 펼쳐왔다.
이날 김갑수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조언을 잘 해주시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한참 후배들은 그런다. ‘작품 많이 하셨으니까, 대본만 보시면 느낌이 오시죠?’라고 묻는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운을 뗐다.
김갑수는 “오랫동안 경험을 쌓으면, 쉽게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나는 한 번도 같은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 똑같은 대사, 똑같은 상황을 해본적이 없다. 그러니 항상 새로운 거다. 그래서 ‘나나 너나 대사 외워야 하는 건 똑같다’고 한다”라면서 “그래서 연기라는 게 매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래서 힘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연기 못하겠는데’ 할 때도 있었다. 너무 많은 감정 소모를 하니까 못하겠더라. 작가가 써주는 작품을 가지고, 감독이 연출을 해주는 캐릭터를 내가 표현해야 하는데, 그건 내가 아니지 않나. 그게 어느 순간 너무 힘들더라. 그런 슬럼프가 진짜 오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국 방법은 없더라. 그냥 (그 시기가) 지나간다. 때려치우면 때려치우게 되는 거다. 연기자라고 해서 보너스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관두는 건 자유다. 그건 그냥 지나가야 한다. ‘그러려니’하고 지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이 먹어서는 점점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하다. 사실 그런 시기가 자주 오기도 했다”라며 “연극무대로 연기를 시작했던 어렸을 때는 내가 하는 연기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게 너무 괴로웠다. 다른 걸 하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다. 자기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게 근데 벗어나 진다. 세월이 가면, 또다시 잊어버리고 다른 연기를 하게 된다. 항상 계기가 있다. 사람한테 기회가 있듯이, 연기자도 그럴 때가 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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