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투수인데도 FA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가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영입한 좌완 투수 블레이크 스넬(32)이 3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스넬을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당시 이날 선발 예고된 스넬은 왼쪽 내전근 긴장 증세로 등판 취소됐다. 강제로 불펜 데이를 한 샌프란시스코는 2-8로 졌다.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마친 뒤 이날 메츠전을 준비하던 스넬은 최근 불펜 피칭 중 내전근 통증을 느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인 2021년 9월, 2022년 4월에도 같은 부위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넬은 “실망스럽다. 이번 주 불펜에서 던질 때 컨디션이 좋았고, 공도 잘 들어갔다.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조정도 했다. 다음 투구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컸다”며 “그런데 부상을 당해 더 속상하다. 건강을 되찾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받은 스넬은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까지 받았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등에 업고 FA 시장에 나왔고, 지난 1월초에는 뉴욕 양키스로부터 6년 1억5000만 달러를 제안받기도 했다.
하지만 스넬은 양키스 제안을 거절하며 더 큰 계약을 노렸다. 완벽한 오판이었다.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과 내구성에 대한 물음표로 구단들이 그 이상으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3월 중순에야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뒤 옵트 아웃이 포함된 조건으로 사실상 FA 재수.
FA 재수가 성공하기 위해선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FA 계약이 늦어지면서 시범경기를 건너뛴 스넬은 개막 11번째 경기에야 로테이션에 들어왔고, 3경기(11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11.57 탈삼진 12개로 크게 부진하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3이닝 3실점 패전을 시작으로 15일 탬파베이전 4이닝 7실점, 20일 애리조나전 4⅔이닝 5실점으로 한 번도 5회를 넘기지 못하며 기대 이하 투구를 반복했다.
시즌 준비 기간이 짧았던 영향도 있어 보이지만 투구 내용이 너무 좋지 않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 부상까지 당하게 됐으니 샌프란시스코로선 참 맥이 빠진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부상 공백이 15일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얼마나 더 결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스넬을 잃은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고 아쉬워했다.
스넬은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공백 기간이) 2주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전근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복귀 시점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다쳤던 부위이기 때문에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커 보인다. 멜빈 감독은 “스넬에겐 힘든 봄이었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와 이전보다 더 나은 공을 던지길 바란다”고 반등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