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최초 공개 현장을 다녀온 동료 기자가 한 말이다. 'EQ 브랜드 전략 수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벤츠가 입었을 자존심의 상처는 가히 짐작이 간다.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보상받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래도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을래?"라는 항변이 이 차에서 느껴질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 차를 소개하면서 "압도적 성능의 전기 오프로더"라는 표현을 썼다. 자동차 기술면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는 벤츠인지라 '압도적' 같은 수식어는 그 동안은 좀처럼 쓰지 않았다. 그랬던 벤츠가 이번에는 주저없이 이 단어를 끄집어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4일 베이징에서 공개한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The all-new Mercedes-Benz G 580 with EQ Technology)’는 G-클래스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오토 차이나 2024'의 프레스데이는 25일이지만 하루 앞당겨 별도의 행사를 열었다. ‘오프로더의 아이콘’에 대한 대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름에서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EQ'라는 용어가 제품명의 앞이 아니라 뒤에 붙는 것으로 EQ브랜드 전략 이 달라짐에 따라 'EQG'라는 이름은 쓸 수 없었지만 '압도적 전기차 기술'을 강조하려다 보니 EQ 테크놀로지라는 긴 이름이 따라 붙었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라는 '김수한무 거북이와...' 급의 작명에서 진한 아쉬움이 베어나온다.
외형 디자인은 G-클래스의 각진 모습을 계승하고 있다.
기존과 같은 사다리형 프레임 구조를 유지한 차체는 전기 구동 장치 탑재를 위해 개선 및 보강됐으며, 프레임에 결합돼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춰주는 116 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완충시 WLTP 기준 최대 473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차량에는 기존의 독립식 더블 위시본 전륜 서스펜션과 더불어 새롭게 개발된 견고한 리어 액슬의 조합이 함께 적용됐다.
216개 셀로 구성된 2단 구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3개의 냉각 레벨과 함께 12개의 셀 모듈로 설치돼 있다. 배터리는 최대 4 밀리미터 두께의 강철 사다리형 프레임에 통합돼 차량의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를 준다. 배터리는 물과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비틀림 방지 케이스에 담아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최상의 주행을 구현한다.
교류(AC) 충전기와 직류(DC) 충전기 모두 사용 가능하다. 직류(DC) 급속 충전을 위해 최대 200 kW의 충전 용량을 갖춘 DC 급속 충전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는 약 32분이 소요된다.
차량의 하부는 오프로드 주행 중 지면 충격이 발생할 때 배터리가 물리적 손상을 입지 않도록 탄소를 포함한 혼합 소재로 만들어졌다. 무게는 가벼우면서 강철 및 알루미늄 소재 대비 강도가 높고 부식에도 강하다. 하부 패널 두께는 26mm이고 무게는 57.6kg으로, 강철 소재의 유사한 패널은 이보다 약 3 배 더 무겁다.
바퀴 가까이 자리잡은 4개의 개별 제어 전기 모터들은 총 432 kW의 출력을 발휘하며, ‘로우 레인지(LOW RANGE) 오프로드 기어 감속’을 통해 유니크한 주행 경험과 차별화된 기능들까지 제공한다.
단단하지 않거나 포장되지 않은 노면에서 차량을 거의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G-턴(G-TURN)’ 기능과, 오프로드 주행 시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주는 ‘G-스티어링(G-STEERING)’ 기능, 운전자가 지형 대처에 집중하는 동안 최적의 추진력을 유지해 주는 3단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링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을 가능하게 했다.
현장을 본 동료 기자는 마치 4개의 바퀴가 각각의 생명력을 지닌 듯했다고 한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양산차 중 처음으로 개별구동 방식이 적용된 차량이다. 각 바퀴에 배치된 네 개의 전기 모터로 개별 동력을 공급하며, 각 전기 모터는 최고 108 kW의 출력으로 4개의 모터가 최대 432kW의 힘을 발휘하고 1,164 Nm의 최대토크를 제공한다.
ESP 및 중앙 파워트레인 제어 장치를 통해 필요한 힘이 정확하게 전달된다. 차량은 디퍼렌셜 락(Differential Lock) 기능을 토크 벡터링(torque vectoring)으로 구현한다. 각 개별 휠의 토크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1초이내에 필요한 위치에 정확하게 토크를 제공해 험난한 지형에서도 강력한 오프로더의 면모를 과시한다. 또한 더욱 정교한 코너링이 가능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보다 안전한 주행을 제공한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적정 노면에서 최대 100%의 등판능력을 구현하며, 최대 35도 경사면에서의 안정적 주행도 제공한다. 기존보다 150mm 더 깊은 850 mm 최대 깊이까지 도하 주행이 가능하고, 로우 레인지 오프로드 기어 시스템 탑재를 통해 고유의 감속비로 추진력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지능형 토크 벡터링’으로 디퍼렌셜 락(Differential Lock) 기능을 구현토록 했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만에 가속한다. 정지 상태부터도 최대 토크를 제공할 수 있는 전기 모터의 높은 견인력과 뛰어난 제어력을 통해 가파른 경사와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기존 G-클래스보다 우수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갖췄다. 사다리형 프레임 바디는 전동화 모델을 위해 개선되고 보강되었으며, 기존 독립식 더블 위시본 전륜 서스펜션 및 새롭게 개발된 리지드 리어 액슬의 조합을 유지했다. 차량은 적정한 노면에서 최대 100%의 등판 능력을 보여주며, 차축 사이에 최소 250mm의 지상고를 확보했다. 여기에 최대 35도의 측면 경사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접근 각도 32°, 이탈 각도 30.7° 및 램프각 20.3°을 제공한다.
개별 제어 전기 모터를 활용한 ‘G-턴 (G-TURN)’ 기능은 단단하지 않거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 있을 때 거의 제자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차량을 완전하게 회전시킨다. 네 개의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바퀴는 필요에 따라 차량을 좌우로 회전시켜, 주행이 어려운 오프로드 환경에서 도움을 준다.
‘G-스티어링(G-STEERING)’ 기능은 오프로드 주행 시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준다. 오프로드 주행이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각 구동 바퀴의 토크를 제어해 커브나 좁은 공간에서 회전량을 줄여 더욱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한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G-로어(ROAR)를 통해 운전자에게 독특한 음향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내연기관 G-클래스의 V8 엔진 사운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깊은 베이스와 장엄한 톤으로 다른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음향과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차문 잠금 장치를 해제할 때나 차량 탑승 후 문을 닫을 때, 시동을 켜고 끌 때, 주행을 마치고 문을 열 때 등 다양한 이벤트 사운드까지 제공한다.
새로운 전동화 G-클래스 외관은 기존의 패밀리 룩을 잇는다. 여기에,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기차만의 인상을 완성하며, 살짝 높아진 보닛과 후륜 휠 아치 플레어의 ‘에어 커튼’, 후면의 디자인 박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기존 모델들과 차별화된 전기차 무드를 선사한다. 새로운 A 필러의 클래딩과 루프의 스포일러 립은 최적의 공기역학을 구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에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나파 가죽으로 감싼 다기능 스티어링 휠, 앰비언트 라이트가 기본 제공된다. 선택사양으로는 키리스-고(KEYLESS-GO), 온도 조절 컵 홀더, 부메스터® (Burmester®)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투명 보닛’ 등이 제공된다. 새롭게 디자인된 오프로드 컨트롤 기능과 오프로드 콕핏 또한 선택사양으로 제공돼 오프로드 경험을 향상시킨다. 보다 다양한 기본사양과 전용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한정판 모델 ‘에디션 원(EDITION ONE)’도 함께 출시된다.
또한 마누팍투어를 적용하면 더욱 개인 맞춤화된 차량을 완성할 수 있다. 페인트 색상, 스페어 휠 링, 시트 그래픽, 스티칭 및 계기반 장식 등 백만개 이상의 색상 및 소재 조합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이사회 멤버 및 최고 기술 책임자(CTO) 마르쿠스 쉐퍼(Markus Schäfer)는 “G-클래스는 4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언제나 최신 주행 기술을 적용해왔다. 이번에 개별적으로 제어 가능한 4개의 전기 모터를 통한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차량의 성능을 다시 한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익숙한 각진 외형 디자인은 유지하며 모두가 선호하는 G-클래스만의 특징을 충실히 구현했다”고 전했다.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올해 한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