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회장’ 김현수(LG 트윈스)가 후배들을 협박해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오재원을 작심 비판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24일 오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과 관련해 선수협 김현수 회장이 한국프로야구선수단 전원에게 발송한 안내문을 공개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오재원의 전 소속팀이었던 두산은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이달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관계자는 OSEN에 “오재원 사태가 터진 뒤 구단 자체적으로 1, 2군을 통틀어 대리 처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파악한 내용을 절차에 따라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구단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마친 상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현역으로 뛰던 2021년부터 후배들을 협박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 자진 신고한 8명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오재원이 주로 성품이 순하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1.5~2군급 선수들만 골라 ‘불법 행위’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수년간 후배들에게 대리처방을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리 처방을 강요하면서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칼로 찌르겠다”, “팔을 지져 버리겠다”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신고한 두산의 A선수는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여서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라고 밝혔다.
김현수는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 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 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선후배간의 관계와 팀의 분위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할 때도 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이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라며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길 바란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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