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비상식적 요구,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 오재원 수면제 대리처방 파문, '선수협 회장' 김현수도 뿔났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4.24 14: 47

“선배의 비상식적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24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과 관련해 선수협 김현수(LG 트윈스) 회장이 한국프로야구선수단 전원에게 발송한 안내문을 공개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오재원의 전 소속팀이었던 두산은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이달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선수협 회장 김현수 / OSEN DB

두산 관계자는 OSEN에 “오재원 사태가 터진 뒤 구단 자체적으로 1, 2군을 통틀어 대리 처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파악한 내용을 절차에 따라 4월 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 구단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마친 상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현역으로 뛰던 2021년부터 후배들을 협박해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인 스틸녹스정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 자진 신고한 8명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오재원이 주로 성품이 순하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1.5~2군급 선수들만 골라 ‘불법 행위’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수년간 후배들에게 대리처방을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자진 신고한 A선수는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여서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다음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김현수가 선수단 전원에게 전달한 안내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프로야구선수 여러분 선수협회 회장 김현수입니다.
저는 오늘, 최근 스포츠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어떠한 자세로 선수생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드리고자 합니다.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동안 저희 선수협에서는 음주운전, 불법도박, 폭행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 선수들이 모두 사죄하고 책임을 함께 진다는 뜻으로 협회장의 이름으로 대국민 사죄를 해왔습니다. 선수 한 명의 일탈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고, 프로야구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충분히 봐오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저는 두 가지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습니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길 바랍니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십시오.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선후배간의 관계와 팀의 분위기를 위해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이번에 일어난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입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jpnews@osen.co.kr
선수협회는 지난 2022년부터 선수정보시스템을 통해 선수고충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입니다.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선배의 언어적, 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올해까지인 저의 선수협회장 임기 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 하겠습니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습니다.
선수협에서는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이사회와 퓨처스리그 순회미팅을 통해 선후배 사이에 앞으로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수협 회장 김현수 / OSEN DB
현재 KBO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분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리그에 임하고 있습니다.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합시다.
리그가 시작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습니다. 부상 없이 자신이 생각한 시즌 계획대로 흘러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김현수 올림
/backlight@osen.co.kr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오재원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10일 오재원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의 신고로 오재원을 마약 투약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당시 오재원은 신고한 여성과 함께 마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지만 경찰의 추가 단서가 확인되며 19일 체포됐고, 이튿날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오재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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