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등판 기회에서 혼신의 피칭을 선보였다. 우천 노게임이 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한현희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4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천 노게임으로 취소되면서 이날 호투가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
한현희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36(3⅔이닝 3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9일 삼성전 ⅓이닝 3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뒤 이튿날인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5선발 경쟁을 펼치다가 개막 엔트리에서도 빠졌던 한현희다. 뒤늦게 1군 엔트리에 올라온 뒤에도 4경기 밖에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2주 만에 1군에 복귀한다. 지난 21일 더블헤더 일정을 치르면서 선발진 한 자리가 비면서 한현희에게 기회가 왔다.
한현희 입장에서는 다시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한현희는 1회 아쉬움을 남겼다. 1회 선두타자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정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한유섬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에레디아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박성한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고명준을 삼진으로 솎아내 1회를 겨우 마쳤다.
하지만 2회부터 안정을 찾아갔다. 2회 최준우와 조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최지훈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추신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3회 최정을 삼진, 한유섬을 유격수 땅볼, 에레디아를 2루수 따볼로 처리했다. 4회에도 선두타자 박성한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고명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최준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4회까지 77개의 공을 던지면서 1회 34구를 던진 여파를 지워내고 있었다. 타선도 1회 전준우의 동점 투런포, 2회 김민성의 역전 솔로포로 한현희를 지원했다. 3-2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7시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거세졌다. 그리고 5회초 돌입에 앞서 심판진이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오후 7시 44분이었다.
그리고 한현희는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56분을 기다렸지만 비는 그치지 않았고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한현희의 4이닝 2실점 역투의 기록도 사라졌다.
하지만 한현희 투구 자체는 인상이 남았다. 아직 김태형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현희. 이 등판으로 한현희는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