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투수가 한국에 있었다니…ML 복귀→역대 최초 기록 썼다, 8년 만에 감격승 'ERA 0.00'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4.24 05: 50

2022~2023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5·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에서 8년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5년 이상 메이저리그 공백을 가진 투수로는 최초로 복귀와 동시에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수아레즈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볼티모어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7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1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5⅔이닝 3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불펜 난조로 승리가 날아간 수아레즈는 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1⅓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평균자책점 0.00. 

[사진] 볼티모어 알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볼티모어 알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는 점에서 감격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지난 2016년 6월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5이닝 3실점 2자책 선발승) 이후 무려 2860일 만의 메이저리그 승리. ‘MLB.com’에 따르면 수아레즈의 2860일은 최근 7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승과 다음 선발승 사이 간격이 두 번째로 긴 기록이었다. 2004년과 2012년 사이 2906일이 걸린 트래비스 블랙클리가 최장 기록이다. 좌완 투수 블랙클리도 KBO리그 출신으로 2011년 KIA 타이거즈에서 1년을 뛴 바 있다. 
아울러 수아레즈는 홈플레이트에서 마운드까지 거리가 현재 기준으로 조정된 1893년 이후 5년 이상 메이저리그 등판이 없는 선수로는 최초로 복귀하자마자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날이었다. 
1회 마이크 트라웃에게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나머지 3타자를 아웃잡고 시작한 수아레즈는 2회에도 로건 오하피에게 맞은 안타를 빼고 3명을 범타 요리했다. 3회 선두 잭 네토에게 안타를 맞고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 위기에선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7구째 몸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트라웃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사진] 볼티모어 알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테일러 워드를 우익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3회를 마친 수아레즈는 4회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미겔 사노와 미키 모니악을 연이어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5회 오하피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수아레즈는 2사 후 네토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았지만 놀란 샤누엘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수아레즈는 선두 트라웃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워드의 직선타가 수아레즈 글러브로 빨려들어가면서 2루로 스타트 끊은 1루 주자 트라웃까지 더블 아웃됐다. 이어 사노에게 안타를 맞고 강판된 수아레즈는 총 투구수 89개로 마쳤다. 최고 96마일(154.5km), 평균 94.2마일(151.6km) 포심 패스트볼(50개) 중심으로 체인지업(22개), 커터(14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지난 경기와 달리 이번에는 볼티모어 불펜이 수아레즈의 승리를 지켰다. 7회 마이크 바우먼이 2점을 내줬지만 예니어 카노(1⅔이닝). 제이콥 웹(⅓이닝), 크레이그 킴브렐(1이닝)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서 4-2 승리를 완성했다. 9회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마무리 킴브렐이 샤누엘을 유격수 내야 뜬공 처리한 뒤 트라웃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시즌 6세이브째를 거뒀다. 3연승을 거두며 15승7패(승률 .682)가 된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수아레즈는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 힘든 경기였지만 우리가 이겨서 좋다. 이것이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고 기뻐했다. 
[사진] 볼티모어 크레이그 킴브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샌프란시스코 시절 알버트 수아레즈. /OSEN DB
베네수엘라 출신 수아레즈는 2016~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40경기(12선발·115⅔이닝) 3승8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51 탈삼진 88개를 기록한 뒤 빅리그 커리어가 꽤 오래 끊겼다. 2018년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트리플A에만 보낸 뒤 201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2021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을 지낸 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보냈다. 
2022년 30경기(173⅔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159개로 활약했다.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안정된 투구 내용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19경기(108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3.92 탈삼진 88개로 기복이 있었지만 안정을 찾아가던 중 부상을 당했다. 8월6일 대구 LG전에서 1회 1루 베이스 커버를 하다 왼쪽 종아리 비복근 손상으로 교체된 뒤 4주 재활 진단을 받았고, 웨이버 공시로 한국을 떠났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수아레즈는 9월16일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재활을 거쳐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건재를 알렸고, KBO리그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빅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에 남았다. 시범경기 때부터 강력한 구위로 존재감을 보여줬고, 빅리그 콜업 후 2경기 연속 5⅔이닝 무실점으로 8년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까지 누렸다. 
[사진] 볼티모어 알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 시절 알버트 수아레즈. 2023.06.28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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