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 소속된 투수 고우석(26)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이 무려 4할8푼에 달할 만큼 운도 따르지 않는다.
고우석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와타버거필드에서 벌어진 코퍼스 크리스티훅스(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와의 원정경기에 8회말 구원등판,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흔들렸다. 팀의 1-2 역전패와 함께 패전투수가 됐다.
1-0으로 앞선 세이브 상황에 8회 투입된 고우석은 첫 타자 로날도 에스피노자에게 초구에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시작했다. 제레미 아로초가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대면서 내야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이어 아로초에게 2루 도루를 내준 고우석은 퀸시 해밀턴을 1루 땅볼 유도했지만 케네디 코로나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코로나에게 또 2루 도루를 내준 뒤 미겔 팔마를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시즌 첫 볼넷 허용. 1사 1,2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콜린 바버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4-6-3 병살타로 이닝이 끝났다. 샌안토니오가 9회초 득점을 내지 못하면서 1-2로 끝났고, 고우석은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시즌 전체 성적은 6경기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 8이닝을 던지며 1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7실점(6자책)을 허용했다. 표면적인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 9이닝당 볼넷 1.13개로 제구는 안정적이지만 너무 많이 맞는다. 2루타 3개를 내주는 등 피안타율이 3할4푼3리에 달한다.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고 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
기록적으로는 ‘운’도 따르지 않고 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22일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소식을 전하면서 ‘고우석의 투구는 실망스러웠다. 8회 리드 상황에 나왔지만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실점을 줬다. 볼넷은 올 시즌 처음 내준 것이었다’며 ‘올 시즌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6.75로 좋지 않지만 이 수치가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xFIP(기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1.72,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0.78, 탈삼진율 33.3%,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 4할5푼 등 세부 수치를 근거로 ‘고우석은 지금까지 운이 좋지 않았고, 이게 높은 평균자책점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까지 업데이트하면 고우석의 BABIP는 4할8푼에 달한다. 투수의 능력과 BABIP는 크게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있고,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많이 쌓인 것도 아니지만 5할에 가까운 BABIP는 비정상적이다. 피안타율보다 2할 넘게 높다는 것은 타구 위치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운도 없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KBO리그 시절 고우석의 BABIP은 2할9푼3리로 지난해 3할5푼6리가 가장 높은 수치였다.
고우석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을 거쳐 올해 1월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LG 트윈스 소속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계약에 성공했지만 시범경기에서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부진했다.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11개의 안타를 내주며 3볼넷 6탈삼진 9실점(7자책) 뭇매.
지난달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에 왔지만 개막에 앞서 친정팀 LG 상대로 가진 스페셜게임에서 이재원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1이닝 2실점한 것이 결정타가 돼 개막 로스터 탈락했다.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극단적인 타고투저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 속해 구단 배려 차원에서 더블A 샌안토니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 후 샌디에이고는 트리플A에서 좌완 애드리안 모레혼, 우완 로건 길라스피 등 구원투수 2명을 콜업했다. 두 번 모두 외면받은 고우석에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아쉬운 성적이지만 평균에 수렴하는 야구 특성상 적절한 운이 따라준다면 앞으로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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