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탈취로 가요계에 큰 충격을 안겼던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예방 접종이 된 듯 했지만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탈취 논란은 예방 접종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큰 충격을 남겼다. 피프티피프티 사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의 혼란과 충격, 대중의 실망감은 더 크다.
멤버 탈취 논란 등으로 큰 충격을 안겼던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시작된 지 약 10개월이 지난 2024년 4월.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을 탈취 의혹이 알려져 놀라움을 줬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22일 오전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A씨는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 수집에 나섰다. 감사 팀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 민희진 대표 사임을 요구했으며 이날 확보한 감사 자료를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 80%는 하이브, 20%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가지고 있다.
업계, 그리고 K팝 팬들에게는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피프티피프티는 ‘큐피드’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차트인 하는 등 ‘중소의 기적’을 쓰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갑자기 소속사 어트랙트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정신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멤버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가운데 키나가 소속사로 복귀하면서 전속계약분쟁을 부추긴 배후를 지목하는 등 폭로전이 이어졌다. 어트랙트 측은 멤버 3인에 대해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한 뒤 이들과 전속계약 분쟁의 배후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 1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 이른바 ‘어도어 사태’는 피프티피프티와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다르다고 하지만 비슷한 결이라는 점에서 아찔하다. 피프티피프티 사태 이후 국내 주요 연예 제작자 단체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제작자협회 등이 유인촌 문체특보와 면담한 데 이어 후속 논의가 이어졌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도어 사태가 터졌다는 점에서는 큰 충격을 안겼다.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에게 보낸 감사 질의서 답변 시한은 23일로 알려졌다. 어떤 답변이 질의서에 적히는지에 따라 ‘어도어 사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