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에 휩싸이며 비난을 받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과거 SM엔터테인먼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레드벨벳 등의 콘셉트 기획을 담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9년 하이브로 자리를 옮긴 후 브랜드 총괄(CBO)로서 새로운 CI 개발 및 신사옥 공간 브랜딩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에는 하이브 산하의 신규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으며 그해 7월 걸그룹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다.
하지만 22일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날 오전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 수집에 나선 것.
현재 어도어의 지분률은 하이브가 80%를 보유하고 있고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나머지 20%를 가지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1분기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의 지분을 80%로 줄였고, 민희진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해 2대 주주가 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와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A씨가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 등이 경영권을 탈취해 독자 행보에 나서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 온 정황을 제보를 통해 파악한 하이브는 감사에 착수해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 대면 진술 확보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과 함께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이날 확보한 감사 자료를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과거 민희진의 인터뷰도 재조명되고 있다. 민희진은 지난해 1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쉽게 ‘하이브 자본’을 외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안되는 표현이다. 투자금이 결정되어 투자가 성사된 이후의 실제 세부 레이블 경영 전략은 하이브와 무관한 레이블의 독자 재량이기도 하거니와 난 당시 하이브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게는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었고, 투자처가 어디든 ‘창작의 독립’, ‘무간섭’의 조항은 1순위 였을 것이라 사실 꼭 하이브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라고 밝히는 등 하이브와 선을 긋는 듯한 답변을 여러차례 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뉴진스는 컴백을 비롯해 일본 정식 데뷔, 도쿄돔 팬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 뉴진스는 오는 5월 24일과 6월 21일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더블 싱글을 발매하고, 양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와 하이브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며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바, 뉴진스는 민희진 대표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체 제작과정에 관여한 팀인 만큼 해당 이슈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터다. 민희진 대표가 사임을 하게 된다면 그간 정해놓은 플랜이 모두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고, 이같은 사안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뉴진스의 이름은 계속해서 오르내릴 것으로 보이는 바, 잘나가던 뉴진스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팬들은 “민 대표가 진심으로 멤버들을 아꼈다면 이같은 무리한 시도는 하지 않았을 것” “뉴진스는 괜히 엮여서 피해를 보게 한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희진 대표는 아직까지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어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