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주포가 바뀌고 있다.
3년차 천재타자 김도영(21)이 타이거즈의 슬러거로 변신하고 있다. 최형우와 나성범으로 대변되는 우람한 체격이 아닌데도 쳤다하면 초대형 홈런 아니면 장타이다. 슬러거의 정의를 바꾸며 간판거포로 거듭나고 있다. 땅볼 타구가 아닌 띄워 치라는 주문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김도영은 지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첫 타석에서 대형홈런을 날렸다. NC 선발투수 김시훈의 낮게 직구(144km)를 걷어올렸다. 타구는 그라운드를 반으로 쪼개며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125m짜리 선제 솔로홈런이었다. 자신의 시즌 8호 홈런이다.
3월 6경기에서는 타율 1할5푼4리에 불과했다. 4안타 가운데 장타는 2루타 1개 뿐이었다. 작년 11월 아시아프로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당한 손가락 부상의 여파로 시즌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빚어진 부진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워낙 가진게 많은 친구이다. 4월에 들어가면 좋아질 것이다"며 계속 선발라인업에 기용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4월들어 방망이가 달라졌다. 날카로운 스윙 뿐만 아니라 장타툴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21일까지 18경기에서 81타석을 소화하며 8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3루타 1개, 2루타 2개도 있었다. 4월 타율만 3할7푼5리를 기록했다. 19타점 19득점 10도루에 OPS(장타율+출루율)이 1.184를 기록했다. 장타율 7할6푼4리, 출루율 4할2푼이다.
홈런의 질이 다르다. 타구속도 빠를 뿐더러 비거리도 상당하다. 5일 광주 삼성전에서 레예스를 상대로 130m짜리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8홈런 가운데 6개가 120m 이상을 비행했다. 최소 비거리가 110m이다. 이상적인 발사각으로 무차별 공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개막 2연전에서 발등 골절상으로 입고 장기이탈하면서 나성범의 특별지도로 벌크업을 수행하면서 파워를 갖추었다. 자신에게 맞은 타격폼을 정립했고 타격코치였던 이범호 현 감독이 볼을 띄워치라는 조언도 있었다. 리드오프이자 단타형 타자가 아닌 중장거리형 타자가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컨택능력도 향상되면서 타석에서 대응력도 높아졌다.
시즌 타율도 3할(.316)을 넘겼다. 20타점 20득점 10도루, OPS 0.973 득점권 타율 3할로 본궤도에 올라왔다. 타점 안타(31개) 홈런 도루 OPS 모두 팀내 1위이다. 도루 성공률도 100%이다. 이런 추세라면 시즌 30홈런 가능성도 열렸다. 탁월한 도루능력을 감안하면 '30-30' 클럽도 도전해봄직하다. 신세대 슬러거가 타이거즈 간판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