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PC주의가 피곤하다?...'동조자' 탄생 가능케 했다" [Oh!쎈 현장]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4.18 16: 58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18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동조자(The Sympathizer)’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다.

박찬욱 감독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4.18 / rumi@osen.co.kr

이날 '동조자'의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 '삼체', 애플 티비+ '파친코' 등, 아시아에서 출발한 아시아 역사 작품이 글로벌 OTT에서 관심받고 있는 현상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박 감독은 "삼체, 파친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영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시대가 그런 작품의 성공을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삼체' 같은 작품에 거대한 자본이 투자될 수 있었던 점에서는, 시대의 영향이 필수적"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서양 사회, 특히 미국 사회가 다양한 인종과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이뤄지지 않았나. 그 속에서 그동안 특정 일부의 집단, 특정한 인종의 목소리만 들려왔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최근 들어) 너무나 늦었지만, 분명히 생기고 있다. 또한 소수 집단이 점점 힘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통로를 찾고 있고,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기도 하다. 경제 논리로 보아도 이것이 하나의 시장이 되기도 했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PC한 것에 대해 너무 따져서 피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예술 창작에서 그것이 항상 좋지만은 않을수도 있지만, 제가 이번 작업하며 느낀 것은, 모든 사람의 노력이 이런 기획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동조자'를 제작할 때 베트남 문화, 언어에 대해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 대충해서는 안 된다, 대충해서는 욕먹고 쇼가 망가진다는 인식을 했다. 이것을 HBO도 정확히 알고 있고, 저보다도 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곳에 돈을 쓰는 데는 아끼려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1억 몇천만 원 달러 쇼에 전혀 처음 보는 베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대사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어로 나와서 자막으로 읽어야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놀랍고, 어찌 보면 너무 늦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조자'는 총 7부작으로 지난 15일부터 매주 1부씩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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