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1958'으로 이제훈이 최불암의 뒤를 이어 MBC의 국민배우가 될 수 있을까.
MBC는 1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새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 연출 김성훈, 약칭 '수사반장')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배우 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가 참석해 작품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과 함께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수사반장 1958'은 일제강점기 해방과 6.25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분)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과거 MBC에서 국민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던 '수사반장'의 프리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수사반장 1958'을 위해 이제훈이 타이틀 롤이자 수사반장 박영한 역을 맡아 활약한다. '모범택시' 시리즈로 지난해 SBS에서 연기대상 대상까지 수상한 그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종남서 미친개'로 통하는 김상순 역에 이동휘가 나선다. 더불어 나랏일하고 싶은 괴력의 쌀집청년에서 '종남서 불곰팔뚝'이 되는 조경환 역에 최우성, 명수사관을 꿈꾸는 금수저 엘리트 역서호정 역에 윤현수가 가세한다.
김성훈 감독은 작품에 대해 "MBC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던 전설의 드라마 '수사반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수사반장'이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되는데 박영한이 수사반장이 되기 이전의 이야기를 프리퀄로 꾸며봤다. 1958년과 1961년 사이 이야기인데 시대상도 잘 느끼고 훌륭한 배우 분들의 멋진 이야기가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김성훈 감독은 "'수사반장'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가져온 건 4명의 캐릭터"라고 밝혔다. "저도 '수사반장'을 보고 자랐는데 이 친구들이 못 보고 자랐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그 시절 박영한 수사팀은 저희에게 실제 존재하는 것 같은 영웅이었다. 당연히 있으면 좋겠고, 꼭 있어야 했던 히어로라는 게 미국의 히어로물과 차별화를 이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히어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봤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히어로인가. 힘든 상황에도 정의를 피하지 않는 마음은 어디서 생겼는지를 보려고 했다. 그게 프리퀄의 의미라고 봤다. 그런 면에서 원작의 캐릭터, 그 캐릭터들과 만나기까지의 성장하는 과정은 작가님도 쓰기 힘들고 배우분들도 하기 힘드셨을 텐데 접점의 어딘가에 저희가 있으리라 본다. 그게 즐길 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1958년이라면 1958년 생 분들은 그 때를 기억 못하실 거다. 훨씬 더 윗세대 분들이 기억하는 시대다. 자료나 역사책에서 배운 시대인데 전쟁이 끝나고 산업화가 돼가며 정치적으로도 많은 이슈가 된 시대에 보통사람은 어떻게 살았고, 그 시대를 잘 넘어오게 잘 지켜준 이들이 박영한 수사팀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시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미술적인 요소를 잘 보려고 했다. 그 시절 자료화면을 보면 '이렇게 모던한 물건이 있어?'라고 할 정도로 지금과 비슷한 물건부터 조선시대 것 같은 갓도 잘 융화시키고 오래된 물건, 새로 생긴 물건의 손때 같은 것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보시면 '향수'보다는 '저랬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게 신경 썼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1958년을 시대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김성훈 감독은 "제가 이 작품을 제안받고 처음 봤을 때가 1958년도 배경이었다. 작가님께 여쭤봤을 때 정확하게 이유가 기억은 안 난다"라고 멋쩍어하면서도 "아마 그 때 당시에 있던 사회적 사건과 박영한 형사라는 인물읠 젊음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절한 연도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저희가 제작 여건 때문에 1960년대로 갈 생각도 했는데 프리퀄로 하기 가장 적절한 연도가 1958년이었고, 사회적 사건의 큰 흐름속에서 평범한 형사들의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그 시대를 선택하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보면 그게 단점일 수도 있다. 수사기법 면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키려 했다. 결과적으로 포기하는 일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 여기 계신 네 분의 형사가 포기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어떻게 가는지를 보여드리려고 했다. 제훈 배우가 말한 박영한이 가진 '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환경이 좋지 않은 게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감독은 "피의자에게 국밥을 사주면서 설득을 하던 '수사반장' 박영한(최불암 분)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성장기가 있었을 거라고 봤다. 수사에서 첨단 기법, 첨예한 기술이 나오는 게 아닌 열정과 감정의 선상에서 우리가 만난 슈퍼 히어로의 탄생기를 본다는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를 바로잡고, 나쁜 사람을 잡는다는 이야기는 사회가 생긴 이래 계속 나온 이야기일 것"이라며 "그렇다고 정의가 구현이 되냐고 하면 부족하지 않나. 지켜가기가 힘든 거다. 사람들이 어떤 걸 경험하면서 그렇게 되는지가 다른 시대, 다른 지역이 아니라 지금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이고 악한 방식을 어떤 방식으로 잡느냐는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모범택시' 시리즈로 활약했던 이제훈이 다시 한번 정의 구현을 위한 '수사반장 1958'에 뜨는 바. 그는 "이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박영한 형사를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수사반장'의 프리퀄을 너무 보고싶다는 시청자 입장이 컸다. 박영한이 처음부터 종남서에 있었을지, 동료 형사들과 어떻게 모였을지, 처음부터 노련하고 베테랑 형사는 아니었을 텐데, 이 들이 어떻게 뭉치고 성장해 나가는 건지 궁금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대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주고받으면서 만들어나갔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러면서 연기를 하고 촬영해내야 한다는 순간이 왔을 때 너무 겁이 났다. 대본리딩부터 시작해서 내가 과연 최불암 선생님 역할을 잘 이어받아 해낼 수 있을지. 내가 전에 한 수사물과 장르물에 있어서 비슷한 부분을 겹치지 않게 좋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최불암 선생님이 맡았던 박영한이라는 형사의 '휴머니즘'을 생각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나쁜 놈들도 잡는 게 끝이 아니라 이야기를 해주는 것에 있어서 심판받고 단죄하는 것에 있어서 '나에게도 해당이 되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전달을 해줄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라고 했다.
이어 "형사 캐릭터에 있어서 전에는 냉철하고 분석을 많이 해서 사고하는 모습이라면 지금은 열정들이 가득해서 뿜어지는 모습을 더욱 더 다채롭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그 과정에서 1부부터 10부까지를 쫙 봤을 떄 박영한이 이렇게 성장해서 1971년 '수사반장'이 이어진다는 브릿지 역할을 너무나 하고 싶었다. 그 과정을 생각을 하면서 캐릭터의 성장을 사건 사고들을 거치면서 변모해나가는 모습을 이 드라마를 통해 켜켜이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인' 파트1, 2에 이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까지, MBC 금토드라마 유독 큰 사랑을 받은 바. 이를 이어가는 '수사반장 1958'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는 터다. 이에 이제훈은 "그 힘을 받아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예전에 MBC가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있었는데 MBC 2024년 작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시청률이 되기를 희망한다. '수사반장 1958'이니까 앞자리 19%를 넘기를 너무나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은 "동의를 해야죠"라고 거들었고, 이동휘는 "라디오에서는 19.58%를 생각못하고 1958%라고 말했는데 경림 누나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더불어 이동휘는 이제훈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수사반장 1958'이라는 드라마는 이제훈이 없었으면 모일 수 없었다. 후반부까지 느낀 감정은 저와 우성씨가 박영한을 따라가는 샷들이 많은데 연기할 때마다 서로의 뒷모습을 볼 때가 많은데 점점 거듭될 수록 연기에 차별성을 두셨겠지만 중반 이후부터 든든한 박영한이라는 인물로 하여금 저희들을 하나로 만들고 있고 마주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이 정말 감정적으로 이입이 잘되도록 해주셔서 호흡을 퍼센트로 따지면 100%에 가까운 호흡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훈은 "나에게 이동휘란? 사랑이다"라며 손가락 하트를 또 들어보였다. 그는 "제가 형이니까 리더로서 뭔가 이끌어주는 모습을 친구들이 기대할 텐데, 저는 동휘 배우가 있어서 너무 의지가 됐고 편했다. 크게 앙상블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이견이 없었다"라고 자신했다.
형들의 이야기에 동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최우성은 "황홀했다"라며 "내게 이동휘는 왕이다"라고 힘주어 말했고, 윤현수 역시 "영광이었다. 제게 롤모델은 이동휘 선배님이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틀 동휘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한 윤현수의 말에 이동휘는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 찍는데 최불암 선생님 앞에서 롤모델이 저라고 하는 걸 보고 제가 바로 중단하고 걷어내달라고 했다"라고 밝혀 웃음을 더했다. 윤현수는 "저는 진심이다"라고 했다. 이어 최우성은 "저는 오디션에서 자유연기로 이제훈 선배님의 '건축학개론'을 들고왔다"라고 거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제훈은 "작년에 타 방송국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제가 대상을 받을 연기력이나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을 텐데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수사반장 1958'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수사반장 1958' 팀워크 상으로 받고 싶다. 대상이냐, 팀워크상이냐 하면 팀워크상을 선택하고 싶다. 계속 붙어다녔다"라고 했다.
이에 이동휘는 "저라면 대상받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예전에 MBC 드라마를 통해 시상식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 적이 있어서 이번에야 말로 뭐든 주시면 감사히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현수는 "저도 작년에 시상식에 다녀왔는데 동휘 선배처럼 빈손으로 갔다. 형님들이 저를 호명해주셔서 얼굴도 비추고 행복했는데 이번엔 다같이 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우성 역시 "저도 세 분이 같이 계신 걸 TV로 보고 있었는데 같이 앉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이동휘는 "저는 개인상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끝까지 웃음을 더했다.
'수사반장 1958'은 19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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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최규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