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나스르)가 약 4년 만에 '떼인 돈'을 받게 됐다.
'디 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유베투스는 호날두에게 970만 유로(약 142억 원)가 넘는 지불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코로나 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날두는 유벤투스에서 뛰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18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세리에 A 도전에 나서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호날두는 이탈리아 무대를 휩쓸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134경기 101골 22도움을 올리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비록 목표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엔 실패했지만, 세리에 A 역사상 최다 연속 경기 득점 기록(11경기)을 비롯해 리그 MVP와 득점왕, 올해의 선수 등을 휩쓸며 발자취를 남겼다.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동행은 3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그는 2021년 여름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다시 합류하면서 12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 11월 맨유와 상호 합의 간에 계약을 해지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유벤투스를 떠난 지는 벌써 3년. 하지만 호날두에게는 여전히 유벤투스에 받아야 할 빚이 남아있었다. 바로 제대로 받지 못한 임금이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시절 막판 임금 연기에 합의했다. 구단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당시 유벤투스는 호날두뿐만 아니라 파울로 디발라, 조르조 키엘리니 등 다른 선수들과도 4달치 급여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호날두는 1950만 유로(약 286억 원)에 달하는 체불금을 받지 못했다며 유벤투스를 고소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축구연맹(FIGC) 중재 위원회는 그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고 판단, 원금의 절반인 977만 유로(약 143억 원)과 연체이자 및 법적 비용만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유벤투스가 판결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유벤투스는 곧바로 공식 성명을 통해 "중재위원회는 다수결로 호날두와 구단 사이에 체결된 보충약정의 효력이 없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이른바 '호날두 서류'는 구석력이 전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라며 "다만 중재위원회는 유벤투스의 계약 전 책임을 확인하고,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우리는 이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비인 스포츠'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호날두와 합의 내용이 담긴 이른바 '비밀 문서'를 은폐하려 했다. 문건 내용은 정확히 호날두의 4개월 급여에 달하는 195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비밀 문서는 2022년 3월 유벤투스 사무실 수색 도중 압수됐으며 파비오 파라티치 디렉터의 서명이 포함돼 있었다.
유벤투스는 이를 두고 코로나 19 타격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완화하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2020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임금 지급을 연기한 것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엄연한 회계 장부 조작이었고, 조세사기 범죄였다. 사실상 호날두는 4년 전에 받았어야 할 돈을 아직도 못 받은 것.
결국 유벤투스는 2021년 회계 조작의 대가로 지난 시즌 승점 10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 그 여파로 리그 7위로 추락하면서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도 무산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