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새로운 '정글' 예능 론칭을 예고했다. 하지만 10여 년간 '정글의 법칙'을 이끌며 SBS와 인연을 이어왔던 '족장' 김병만은 출연진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에 김병만은 SBS를 향한 서운한 심경을 드러낸 가운데, 시청자 역시 유감을 표하고 있다.
17일 OSEN의 단독보도를 통해 SBS의 '정글밥' 론칭 소식이 알려졌다. '정글의 법칙' 종영 3년 만에 스핀오프 격의 프로그램이 새롭게 시청자들과 만나는 것. '정글밥'은 해외 오지로 떠난다는 점에서 기존 '정글의 법칙'의 콘셉트를 유지하지만, 생존기보다 식문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에 '정글밥'에는 '정글의 법칙'과 병만족을 이끌었던 김병만은 함께하지 않는다. 김병만 소속사 관계자는 OSEN에 "SBS에서 정글 관련 예능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를 접했지만, 우리는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현재 제작진은 뉴페이스를 캐스팅 중이며, 그를 대신해 '어남선생' 류수영이 출연할 예정이다. 류수영 소속사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제안받고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병만 없는 정글예능의 론칭 소식에 시청자들의 의아한 반응이 이어졌다. 김병만은 2011년 첫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아프리카'부터 2021년 마지막으로 방송됐던 '정글의 법칙 in 펜트아일랜드:욕망의 섬'까지 매 시즌을 함께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글의 법칙'은 김병만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맞춤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
그는 뛰어난 생존술로 '병만족' 멤버인 출연진과 함께 오지에서 살아남아왔으며, 시청자들 역시 '정글의 법칙'하면 김병만을 떠올릴 정도로 김병만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그 결과 '정글의 법칙'은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SBS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말 그대로 김병만이 자신의 몸을 던져 프로그램을 '브랜드 화' 한 셈이다.
하지만 잘 나가던 '정글의 법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를 맞았다. 2020년부터는 국내 여행지로 배경을 변경해 시즌을 이어나갔지만, 결국 2021년 5월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펜트아일랜드:욕망의 섬'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이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잠잠해지고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진 분위기였지만, '정글의 법칙'은 감감무소식. 결국 김병만은 고정 일자리를 잃은 '정글의 법칙' 스태프들과 함께 '김병만의 Jungle Craft' 채널을 통해 사비로 '정글 크래프트', '세 얼간이' 등의 콘텐츠를 만들며 '정글의 법칙'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글밥' 제작 소식이 들리자, 김병만은 한 매체를 통해 SBS를 향한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정글의 법칙'이 완전히 종영을 확정 짓지 않은 만큼 새 시즌을 기다려왔지만, 계속 시즌이 이어질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글밥' 론칭소식이 들리니 "'팽' 당한 기분"이라는 것.
SBS 측은 '정글밥'에 대해 "해외 오지의 식문화에 포커스를 맞춘 신규 프로그램"이라며 "'정글'이라는 말이 들어가 앞서 방영된 '정글의 법칙'을 떠올릴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다"라고 강조했다. 정글을 배경으로 하지만, '정글의 법칙' 스핀오프는 결코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이미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이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SBS에서 방영됐던 상황에서 '정글밥'을 보고 '정글의 법칙'을 떠올리지 않을 시청자는 없을 터.
더군다나 '정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김병만의 부재가 알려지자 일부 시청자들은 출연진의 생존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 김병만은 뛰어난 처세술과 손재주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정글에서 생존기를 펼쳐왔으며, '족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글의 법칙' 내에서도 모든 출연진들이 김병만의 생존술에 의지해 촬영을 진행해 나갔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오지에서 '정글'의 아이콘인 김병만 없이 살아남기란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불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정글의 법칙'을 제대로 끝맺음 짓지 않은 상황에서 '정글의 법칙' 새 시즌이 아닌, 정글을 배경으로 한 비슷한 콘셉트의 새 예능을 론칭하는 상황은 김병만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충분히 서운할법한 일이다. '정글의 법칙' 새 시즌을 기다려 왔던 것은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시청자 게시판에 여러 차례 방송 재개를 문의하는 글이 올라왔지만, 이렇다 할 대답은 없었다. 희망고문에 지쳐 "목숨 줄을 빨리 끊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김병만의 심경에 시청자들도 씁쓸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정글밥'은 올해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둘러싼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글밥'이 잡음을 매듭짓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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