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9경기 연속 안타.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 중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안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정후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샌프란시스코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마이애미 좌완 선발투수 트레버 로저스를 상대로 첫 2타석에선 고전했다. 1회 5구째 몸쪽 높은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을 쳤지만 3루 땅볼 아웃. 4회에는 6구째 몸쪽 91.9마일(147.9km)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2사 1루에서 운이 더해진 안타를 쳤다. 로저스의 5구째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가 빗맞으면서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수비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타구가 느리게 가면서 코스가 좋았다. 유격수 팀 앤더슨이 잡고 2루를 바라봤지만 시프트 위치로 인해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의 베이스 커버가 늦었다. 그 사이 이정후가 1루에 들어가면서 내야 안타가 됐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깨끗한 안타를 생산했다. 우완 앤서니 벤더의 4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84.3마일(135.7km) 스위퍼를 밀어쳐 유격수 키 넘어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호르헤 솔레어의 우전 안타 때 2루 진루한 이정후는 맷 채프먼의 우측 2루타에 홈을 밟아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시즌 6번째 2안타 멀티히트를 가동한 이정후는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최근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타율 3할3푼3리(39타수 13안타)를 치면서 2할로 떨어졌던 타율을 2할7푼(74타수 20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엄청나게 몰아치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안타 생산이 돋보인다. 어느새 9경기 연속 안타로 한국인 타자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단일 시즌 기준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추신수와 김하성이 갖고 있는 16경기로 각각 2013년과 2023년 작성했다.
이어 최지만이 2022년 13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강정호와 김현수가 각각 2015~2016년 나란히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정후가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도 안타를 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역대 6번째 한국인 타자가 된다.
데뷔 시즌으로 범위를 좁히면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한국인 타자는 강정호와 김현수, 단 2명밖에 없다. 김하성도 2021년 빅리그 첫 해에는 5경기 연속 안타에 만족했다. 추신수도 2005년 데뷔 첫 해 콜업 후 10경기밖에 뛰지 않았고, 연속 안타 경기도 없었다.
연속 안타 경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확실한 주전으로 입지가 탄탄해야 하고, 그만큼 꾸준함을 갖춰야 한다. 첫 해부터 두 가지 조건 충족하기 쉽지 않다. 그것도 4월 시즌 초반이란 점에서 더욱 놀랍다. 2015년 강정호는 5월17일부터 29일까지, 2016년 김현수는 7월26일부터 8월9일에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어느 정도 리그 적응기를 거쳐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쳤지만 이정후는 4월 개막 한 달도 안 지난 시점에 벌써 9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타고난 컨택 능력과 빠른 적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