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성욱이 류현진에게 복귀 후 첫 피홈런을 안겼다. NC 홈런 1위의 위용을 선보였다.
김성욱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회 류현진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팀의 4-3 승리에 공을 세웠다.
이날 류현진의 역대 100승 도전 경기에 김성욱은 찬물을 끼얹었고 팀의 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17일 경기 전까지 김성욱은 타율 2할6푼1리에 5홈런 OPS .905를 기록 중이었다. NC 팀 내 홈런 1위였다. NC 창단멤버이자 만년 유망주였던 김성욱은 올해 그만큼 장타력이 일취월장했고 ‘예비 FA’로서 힘을 내고 있다.
그리고 김성욱은 이날 ‘괴물’ 류현진을 만났다. 류현진의 통산 100승 도전 경기였다. 류현진은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날카롭게 마운드를 지배했다. 첫 2이닝은 NC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3회까지 안타 1개만 치고 틀어막혔다. 김성욱도 2회 첫 타석 바깥쪽 체인지업에 당하며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부터 승리를 류현진을 공략해 나갔다. 서호철의 중전안타, 권희동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박건우가 삼진을 당했지만 2사 1,2루에서 김성욱이 단 한 개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류현진의 3구째 높은 코스의 139km 커터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류현진이 이날 얼마 던지지 않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6번째 홈런이었다.
그리고 이 홈런은 류현진이 한국 복귀 후 맞은 첫 홈런이었다. 종전 류현진의 마지막 피홈런은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현 키움)전에 있었다. 날짜로 따지면 4213일 만이었다. 김성욱은 그 대단한 일을 해냈다.
경기 후 김성욱은 “일단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쳤다는 것에 제일 크게 기뻤다”라면서도 “첫 타석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셔서 확실히 제구력이 좋다고 느꼈다. 이게 조금 있다가는 놀아날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단 실투 하나는 오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실투가 왔던 것을 놓치지 않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류현진과의 만남은 어땠을까. 그는 “너무 잘 던지는 선배님이셨다. 선수들끼리도 처음 쳐본다는 약간의 설렘도 있었고, 한 번 들어가서 보고 싶다는 느낌이 많이 있었다”라면서 “타석 들어가서 보니까 왜 그렇게 잘 던지셨는지 저도 느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첫 3이닝 동안 거의 틀어막히자 NC 타자들끼리 생각을 공유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류현진 선배의 공이 어떻게 날아오는지, 직구와 체인지업이 어떻게 오는지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다”라고 설명하면서 “확실히 스트라이크랑 볼의 경계선이 헷갈렸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되고 2구 째는 똑같이 온다고 느꼈는데 태블릿PC에 찍힌 공은 하나 정도 빠져 있었다. 확실히 제구력이 좋은 것 같았다”라며 혼돈의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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