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의 명장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20경기도 치르지 않아 처음으로 ‘7연패’를 경험했다. 그래도 매년 봄에는 괜찮은 성적을 찍어 ‘봄데’라는 별칭이 있는 롯데는 올 시즌 4월에는 최하위로 처져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2-7로 패배, 7연패 늪으로 빠졌다.
선발 투수 윌커슨이 6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팀 타선이 산발 6안타, 솔로 홈런 2방으로 2점을 뽑았을 뿐이다. 추격 흐름을 만들어 가는 시점에 불펜진은 대량 실점으로 승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윌커슨은 2회 1사 후 3연속 안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9번 신민재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6회 정훈의 솔로 홈런으로 1-3으로 추격했고, 7회초 몸에 맞는 볼과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김민석이 헛스윙 삼진, 윤동희는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7회말 윌커슨이 내려가고, 불펜진이 가동되자 2아웃 이후에 5연속 안타를 맞으며 4점을 내주며 완패했다.
롯데는 최근 전력이 100%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많다. 대표적으로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던 ‘170억’ FA 트리오 유강남(80억원), 노진혁(50억원), 한현희(40억원)가 모두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지난 주 롯데는 삼성과 키움에 2연속 스윕패를 당하면서 한현희, 노진혁, 유강남이 차례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현희는 4경기 등판해 7점대 평균자책점이고, 유강남과 노진혁은 1할대 타율이다.
필승조 구승민의 믿기 어려운 부진(6경기 2.2이닝 평균자책점 30.38), 거포 유망주 한동희의 내복사근 부상 등 악재도 있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와 베테랑 전준우, 정훈이 힘을 내고 있지만, 윤동희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시즌 초반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LG와 경기를 앞두고 “지금은 전체적으로 기존에 해야 되는 선수들이 지금 다 안 좋다. 그래도 대체 선수들이 지금 생각보다는 잘하고 있다. 이렇게 그림을 갖고 가다가 어느 정도 세팅이 되면, 분명히 치고 나갈 수 있는 반등의 기회는 있으니까. 조금만 더… 그래도 이렇게 계속 지면 좀 힘들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세웠다. 16일 롯데가 패배하면서, 김태형 감독은 처음으로 7연패를 경험했다. 낯익은 잠실구장에서 달갑지 않은 불명에 기록을 안았다. 당분간 롯데 전력에 뚜렷한 반등 요인이 없어 보여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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