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살아야 토트넘도 산다..."왼쪽에서 빛나는 SON, 그가 베스트여야 토트넘도 베스트"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17 09: 30

토트넘 홋스퍼의 4위 싸움도 북런던 더비 승리도 결국엔 '캡틴' 손흥민(32) 활용법에 달렸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에서 아스날과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승점 3점이 절실하다. 현재 토트넘은 승점 60점으로 리그 5위, 아스날은 승점 71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각각 4위 탈환과 우승 레이스를 위해서는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일정만 보면 토트넘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뉴캐슬전 이후 2주 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유럽대항전도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경기도 없다.
반면 아스날은 18일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시작으로 울버햄튼-첼시와 리그 2연전을 치러야 한다. 승점 1점이 소중한 상황이기에 어느 한 경기 쉬어갈 여유가 없다.
남은 열흘 동안 오롯이 아스날전에만 대비할 수 있는 토트넘이다. 물론 엄청난 변화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지난 뉴캐슬전에서 0-4로 대패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구멍 투성이였다.
특히 주장 손흥민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2실점에 관여하며 후반 13분 빠르게 교체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흥민은 작정하고 나온 뉴캐슬 수비에 갇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가 안 풀리자 밑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킹에 관여하려 했으나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며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인 빠른 속도와 뒷공간 활용이 나오지 않았다. 슈팅도 단 한 개조차 없었다.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도움을 책임지고 있던 손흥민이 침묵하자 토트넘도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에서도 허술함을 노출하며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극단적인 공격 일변도 전술이 화를 불렀다. 4골만 내준 게 다행일 정도였다.
아스날전에서도 패한다면 4위는커녕 5위 자리도 위태로워진다. 토트넘으로선 꼭 라이벌 더비 승리로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상황. 
영국 '풋볼 런던'은 5가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했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더 용감하게 공을 소유하고, 중원 조합을 올바르게 꾸리고, 손흥민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세트피스 수비를 정돈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역시 손흥민 활용법이다. 매체는 "손흥민이 불과 58분 만에 슬프고 엄숙한 얼굴로 뉴캐슬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주장 손흥민은 올 시즌 PL 29경기에서 공격 포인트 24개를 기록하며 토트넘이 필요로 할 때마다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경기에선 중앙 역할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다시 왼쪽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왼쪽에 있을 때, 그곳에서 자기 경기를 할 때 주연으로 빛날 수 있다. 한국 스타는 구심점이자 공을 지켜내는 타깃맨 역할을 요청받았을 때도 때때로 해낼 수 있지만, 계속 그 자리에서 뛰면 모든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매체의 지적대로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가 제 포지션이다. 그는 공간이 있을 때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인 만큼 수비가 밀집해 있는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뛸 때가 많았다.
다만 손흥민은 이번 시즌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 대신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더 발전한 패스 실력을 뽐내며 케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왔다. 하지만 손흥민이 항상 모든 걸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대가 토트넘 맞춤 전술을 들고 나오거나 손흥민 개인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다른 활로도 찾아야 한다.
이미 영국 현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팀 토크'는 "치명적인 9번 공격수가 손흥민 실험을 끝내야 한다"라며 "상대 팀들은 손흥민이 영리한 움직임으로 뒷공간을 확보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는 걸 밝혀냈다. 낮은 수비 블록을 상대로는 영향력을 거의 끼치지 못한다. 손흥민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역할은 언제나 케인의 일이었다. 지금 요청은 그의 재능을 완전히 낭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풋볼 런던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패스 선택지를 주기 위해 손흥민을 중앙선 밑으로 다시 불러들여야 했다. 그게 손흥민의 강점은 아니다. 손흥민은 최근 몇 년 동안 상대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하는 실력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타겟형 공격수가 아니며 골문을 바라볼 때 더 편안하고 힘이 있다"라며 뉴캐슬전 문제를 분석한 바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아스날은 뉴캐슬과 달리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점. 손흥민은 지난해 아스날 원정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그는 당시에도 최전방 원톱을 맡았지만, 뒷공간을 잘 파고들었다.
풋볼 런던은 "적어도 아스날은 뉴캐슬처럼 경기 내내 낮은 수비 라인을 꾸릴 것 같진 않다. 손흥민은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손흥민은 지난 아스날전에서 18번의 공 터치로 두 골을 넣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침착했고, 공 터치 실수도 전혀 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선발 공격수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만약 손흥민이 중앙에서 뛰어야 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을 지킬 수 있는 다른 선수를 투입해 손흥민이 다시 불을 뿜도록 도와야 한다. 데얀 쿨루셉스키가 다시 선발로 복귀할 수 있다. 손흥민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 낸다는 건 토트넘 최고의 모습을 의미한다. 그는 아스날이 언제나 두려워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히샬리송의 몸 상태도 또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무릎 부상으로 이탈 중인 그가 선발로 나설 수 있다면 손흥민이 왼쪽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히샬리송이 출전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손흥민이 원톱을 맡고 티모 베르너나 베르너 존슨이 좌측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