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빼어난 컨택 능력과 선구안을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마이애미 우완 선발투수 에드워드 카브레라의 6구 시속 97.1마일(156.3km) 포심을 때려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포수 닉 포르테스에게 잡히면서 아웃됐다.
이정후는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카브레라를 상대로 5구를 지켜보며 볼넷을 골라냈다. 샌프란시스코는 호르헤 솔레어와 마이클 콘포토가 연속안타를 때려내면서 이정후가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5회 2사 1루에서는 카브레라의 2구 83.9마일(135.0km) 커브를 노렸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잡혔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7회에 찾아왔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두타자 맷 채프먼의 잘맞은 타구가 중견수 재즈 치좀 주니어의 다이빙 캐치에 잡혔다. 하지만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2루타와 폭투로 3루까지 들어갔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볼넷으로 1사 1, 3루 찬스를 연결했다. 패트릭 베일리는 1타점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다.
닉 아메드가 볼넷을 골라내며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이정후에게 타석이 돌아왔다. 마이애미는 좌타자 이정후를 상대하기 위해 좌완투수 앤드류 나디를 투입했다. 이정후는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4구째 가운데 코스로 들어온 93.4마일(150.3km) 포심을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파울을 치면서 2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후 바깥쪽 슬라이더를 두 차례 파울로 만들어내면서 버텼고 결국 7구 바깥쪽 94.5마일(152.1km) 포심을 밀어쳐 안타를 뽑아냈다. 2루주자 야스트렘스키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동점 1타점 적시타가 됐다.
이정후의 천금같은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든 샌프란시스코는 윌머 플로레스가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4-3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76억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매경기 질좋은 타구를 날리면서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16경기 타율 2할5푼8리(66타수 17안타) 1홈런 5타점 8득점 2도루 OPS .644로 아직 만족스럽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이정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안타의 타구질도 모두 좋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첫 번째 안타는 타구속도 96.9마일(155.9km) 기대타율 .950, 두 번째 안타는 타구속도 101.5마일(163.3km) 기대타율 .590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미국매체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의 빼어난 타격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7회 이정후가 나디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두 차례 파울로 걷어내며 버텨낸 것을 지켜본 중계진은 “이정후가 타석에서 잘 싸워주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결국 이정후가 동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자 “이정후가 엄청난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가 덕아웃의 동료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2볼 2스트라이크 싸움에서 직구를 기다렸고 마침내 뚫어냈다. 정말 아름다운 타석이었다”라며 이정후의 결정적인 안타에 기뻐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구속도 95마일(152.9km) 이상 타구를 30차례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강한 타구를 날리는데 집중하면서도 헛스윙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정후의 헛스윙 비율은 9.2%로 메이저리그 평균(24.8%)의 1/3 정도 수준이다. 삼진 비율 역시 9.5%로 메이저리그 평균(22.2%)을 한참 밑돈다.
놀라운 선구안과 타격능력으로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이정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