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약 9754억 원)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게도 약점이 있다. 바로 득점권 빈타다.
오타니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첫 타석에서 나왔다. 0-1로 뒤진 1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워싱턴 선발 미첼 파커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치며 2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했다.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낮은 커브를 받아쳐 안타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프레디 프리먼의 우전안타로 2루를 거쳐 3루에 도달한 뒤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 때 동점 득점을 올렸다.
2-3으로 뒤진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1B-2S에서 볼 하나를 골라냈지만 첫 타석과 달리 6구째 몸쪽 커브에 헛스윙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어부지리로 두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2-6으로 끌려가던 6회 선두로 등장, 포수 라일리 아담스가 타격을 방해했다는 판정이 나오며 1루로 걸어 나갔다. 오타니는 2루 도루와 폭투로 다시 3루를 밟았고, 윌 스미스의 3루수 땅볼 때 추격의 득점을 기록했다.
3-6으로 뒤진 7회에는 2사 1, 2루 득점권 기회를 맞이했지만 헌터 하비 상대로 범타에 그쳤다. 초구 스트라이크와 3연속 파울 이후 5구째 바깥쪽 98.6마일(158km) 포심패스트볼을 공략, 중견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됐다.
다저스는 결국 워싱턴에 4-6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고, 미국 현지 언론은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오타니 득점권 빈타를 지적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는 7회 득점권 상황에서 중견수 방면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오타니는 올해 타석에서의 활약은 훌륭하지만 시즌 득점권에서 16타수 1안타에 머무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 출연하는 다저스 전문기자 블레이크 해리스도 “오타니는 시즌 타율 3할3푼8리에도 불구하고 득점권에 주자를 두기만 하면 기록이 16타수 1안타로 뚝 떨어진다. 정말 의외의 성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타니는 다저스와의 10년 7억 달러 초대형 계약 첫해를 맞아 19경기 타율 3할3푼8리 4홈런 10타점 3도루 15득점으로 순항 중이다. 출루율 .384, 장타율 .649와 함께 OPS가 1.033에 달하며, 기간을 4월로 한정하면 타율이 3할7푼3리로 상승한다.
문제는 클러치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이다. 미국 복수 언론의 지적대로 오타니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6푼3리(16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물론 이를 떠나 시즌 성적 자체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을 받는 선수이기에 모든 지표에서 기대치가 남다르다. 또 오타니라면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이 더 높아야 한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도 “오타니는 타율 3할3푼8리 4홈런 10타점 OPS 1.033을 기록할 정도로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면 16타수 1안타로 저조하다. 득점권 타율이 6푼3리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더구나 아메리칸리그 MVP를 두 차례나 수상한 슈퍼스타라면 주위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다저스의 공격을 이끄는 오타니는 의외의 파트에서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라고 심각한 시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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