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은 최근 심판진의 ABS 판정 오심 은폐를 두고 ABS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적극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염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ABS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염 감독은 “그 문제는 ABS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결국 심판들의 판단 문제였지, 심판들이 그대로 얘기했으면 상관이 없는데, 다르게 해석을 하려다가 문제가 커졌다. ABS 자체는 형평성이나 공정함은 심판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선수들이 구장마다 ABS존이 약간씩 다르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염 감독은 “약간 잠실구장은 좌타자들 몸쪽을 좀 잘 잡아주는 것 같고, 광주구장은 높은…그런데 우리만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같은 기준이다. 구장마다 다른 것도 (두 팀이) 똑같이 적용을 받는 거기 때문에 한 경기 안에서는 양 팀이 똑같이 그 규정 안에서 싸우는 거기 때문에 문제없다 본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기에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1년 만에 모든 것이 다 완벽하게 된다는 건 어떤 시스템이나 쉽지 않다. 지금은 더 완벽해질 수 있는 과도기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심판이 보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ABS 진행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면 그 문제점이 또 하나 해결되는 거다. 이러면서 완벽해져 가는거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대구 NC-삼성의 경기. 0-1로 뒤진 삼성의 3회말 공격 2사 1루, 이재현 타석에서 2구째 1루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시도해 아웃됐다. 원심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판정이 아웃에서 세이프로 정정됐다. 이후 NC 투수 이재학이 5구째 스트라이크를 던져 풀카운트가 되자, 강인권 NC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문승훈 주심을 향해 볼 판정을 항의했다.
김지찬이 도루를 시도할 때 이재학이 던진 2구째 판정이 문제였다. 문승훈 주심은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았는데, KBO가 ABS 판정 확인용으로 NC 더그아웃에 배치한 태블릿 PC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이었다. 육안 상으로도 공은 한가운데로 향했다. 이에 강 감독은 풀카운트가 아닌 2볼-3스트라이크로 삼진을 어필했다. 태블릿 PC를 통해 ABS 판정 확인은 통신 여건 상 5~10초 가량 늦게 확인돼 NC의 항의가 늦었다.
4심 합의 후에 심판 조장인 이민호 심판위원은 “김지찬 선수가 도루를 할 때 투구한 공이 심판에게 음성 전달될 때는 볼로 전달이 됐다. 그렇지만 ABS 모니터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이 됐다. NC 측에서 그걸 어필했지만 규정 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을 해서 정정이 돼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서 카운트대로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4심 합의 과정에서 심판들의 충격적인 대화 내용이 중계방송 마이크를 타고 공개됐다. 이민호 심판팀장은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았죠. 우리가 안 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말했다. 문승훈 주심은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라고 말하자 이민호 심판팀장은 "같았다가 아니라 볼이라고 나왔다고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깨지려면 일단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했다.
이에 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NC-삼성 경기의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에 대해 금일 부로 직무 배제하고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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