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른 선수들을 향해 경고를 날렸다.
첼시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에서 에버튼을 6-0으로 대파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콜 파머가 전반 13분과 18분, 29분에 한 골씩 터트리며 일찌감치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여기에 니콜라 잭슨이 전반 44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첼시는 전반을 4-0으로 마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첼시의 골 폭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19분 파머가 페널티킥(PK)으로 4번째 골을 넣으며 리그 20골 고지를 밟았다. 그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동률을 이루며 득점 공동 선두로 등극했다. 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알피 길크리스트의 데뷔골까지 묶어 6-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첼시는 리그 기준 8경기 무패(4승 4무)를 달리며 승점 47점으로 9위에 올랐다. 이제 한 경기 더 치른 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 7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승점 50)와 격차는 단 3점. 지금의 기세라면 멀어만 보였던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완벽한 하루를 보낸 첼시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한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선수들이 누가 PK 키커로 나설지를 두고 가벼운 몸싸움까지 벌인 것.
후반 16분 노니 마두에케가 드리블 도중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PK를 획득했다. 첼시의 PK 전담 키커는 파머다. 하지만 마두에케가 자기가 직접 차려는 듯 파머에게 공을 내주지 않으며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주장 코너 갤러거가 공을 뺏어서 파머에게 넘겼다. 그러자 이를 본 잭슨까지 달려와 공을 빼내려 하며 다툼에 끼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가슴을 밀치는 장면까지 나왔고, 마두에케는 거칠게 화를 내며 자리를 떴다. 어렵사리 키커를 맡은 파머는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팀 내 질서가 완전히 깨진 모습이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잭슨은 파머가 득점한 뒤에도 셀러브레이션에 참가하지 않았다. '데일리 메일'은 "첼시 선수 3명이 몸싸움에 휘말렸다. 갤러거와 파머가 마두에케를 밀어내야 했다"라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도 분노했다. 그는 경기 후 "이런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난 선수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농담이 아니다. 이런 경기력 이후에 이런 행동이라니 불가능하다. 훌륭한 팀이 되려면 팀을 위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은 "PK 키커는 파머다. 팀 동료에게 공을 줄지 말지 결정해야 할 사람은 바로 그다. 우리는 오늘 어린아이처럼 행동했다"라며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젊은 팀이 겪는 과정이다.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은 배워야 하고 프로다워야 한다. 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아직 배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강조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 출신 앨런 스미스는 "오 이런"이라며 깜짝 놀란 뒤 "4-0으로 이기고 있는 팀이 자기들끼리 말다툼을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정말 형편없다. PK 키커가 누군가? 바로 파머다. 그에게 공을 줘라"라고 말했다.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 역시 "그저 우스꽝스럽다. 바보 같다"라며 비웃었다.
한편 파머는 문제를 키우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PK를 맡길 원했다. 이해할 수 있다. 4-0이었다. 하지만 내가 PK 키커고, 직접 차고 싶었다"라며 "난 우리 모두가 책임을 지고 싶어 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소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모두가 이기길 원한다. 우리는 웃고 농담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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