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노장이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1위에 올라있다. LA 다저스에서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어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저스틴 터너(40·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터너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토론토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1회 2사 2루에서 빗맞은 타구가 2루수 키 넘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가 되며 1타점을 올린 터너는 3회 2사 2루에서 좌익선상 빠지는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만들었다. 6회 2사 2루에서도 중전 적시타로 3번의 득점권 찬스를 모두 살렸다.
이날까지 터너는 올 시즌 14경기 타율 3할8푼6리(44타수 17안타) 1홈런 8타점 7득점 8볼넷 7삼진 출루율 .481 장타율 .614 OPS 1.09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규정타석 타자 187명 중 타율 전체 1위에 빛난다. 출루율은 2위, OPS는 8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40살 타자가 타율 전체 1위라는 것은 꽤나 놀라운 일이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로 갈수록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만하다. 삼진보다 많은 볼넷으로 선구안도 여전해 타격 생산력도 뛰어나다.
몇 년 전만 해도 터너의 야구 인생은 종착역을 향해 가는 것 같았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LA 다저스에서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 클럽하우스 리더로 지역 사회에서도 여러 사회 공헌을 하면서 사랑받은 선수였지만 나이 때문에 팀을 떠나야 했다.
2022년 성적은 128경기 타율 2할7푼8리(468타수 130안타) 13홈런 81타점 OPS .788로 나쁘지 않았지만 다저스는 2023년 터너에 대한 16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했다. FA 시장에서 터너보다 3살 젊은 J.D. 마르티네스(뉴욕 메츠)를 지명타자로 영입하며 터너를 떠나보냈다.
터너는 섭섭한 마음을 억누르며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보장 1500만 달러, 2년 최대 2170만 달러에 FA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146경기 타율 2할7푼6리(558타수 154안타) 23홈런 96타점 OPS .800으로 반등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타점에 홈런과 장타도 회복했다.
2024년 1340만 달러 보장된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67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으며 다시 FA 시장에 나온 터너는 토론토와 1년 1300만 달러로 더 좋은 조건에 계약했다. 계약 당시만 해도 나이에 따른 하락세가 우려 요소였지만 기우였다.
블라디미르 게레로(.194), 보 비셋(.214), 조지 스프링어(.222), 알레한드로 커크(.170), 달튼 바쇼(.196) 등 주축 타자들이 1할대 후반에서 2할대 초반 타율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토론토로선 터너가 없었더라면 아찔했을 상황이다. 전반적인 타선 침체에도 터너의 활약에 힘입어 토론토는 8승8패로 5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선’에 따르면 터너는 “아직 우리 타선의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매일 많은 선수들이 노력 중이고, 맞아나가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공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탱크에는 더 많은 것이 있다”고 나머지 타자들의 반등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