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감독이 오랜만에 원주에서 포효했다.
부산 KCC는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원주 DB를 95-81로 제압했다. 플레이오프 4연승을 달린 KCC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치악산 호랑이’로 유명했던 전창진 감독이 원주로 돌아왔다. 전 감독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원주 TG삼보와 동부 감독으로 재직했다. 당시 애제자가 바로 김주성 감독이었다.
스승과 제자는 수많은 우승을 합작했다. 원주종합체육관에 걸린 우승 배너 대부분이 둘이 이룩한 역사였다. 2003년, 2005년, 2008년 원주의 챔프전 우승 모두 그 결과물이었다.
그랬던 스승과 제자가 이제 양팀 수장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김주성 감독이 첫해부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번 시드로 4강에 선착했다. 6강부터 막강한 공격력을 뽐낸 KCC가 SK를 3승 무패로 꺾고 제자와 만났다.
4강전을 앞둔 전창진 감독은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에 사제지간이 어디 있나? 강동희, 김승기 다 내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서 졌다. 어린 감독이 1등으로 올라왔고 나이 먹은 감독이 5등을 해서 할 말이 없다”며 웃었다.
산전수전 다겪은 전창진 감독은 역시 노련했다. 1쿼터부터 27점을 쏟아내며 계획한대로 경기를 풀었다. 알리제 존슨의 돌발부상이 터졌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감독끼리 신경전도 있었다. 2쿼터 후반 로슨의 블록슛에 파울이 선언되자 김주성 감독이 타임을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전창진 감독도 따로 심판에게 계속 어필했다. 확실히 경쟁관계만 남았고 사제지간은 없었다.
결국 경기는 전창진 감독의 의도대로 풀렸다. 김주성 감독의 플레이오프 데뷔전은 처절한 패배로 끝났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경기가 생각대로 잘 풀렸다. 로슨에 대한 수비가 잘됐다”며 만족했다.
왼쪽 발목을 삔 존슨은 2차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전 감독은 “존슨이 부상이라 혼선이 왔다. (2차전 출전여부는) 봐야 한다”고 전했다. 대승에도 퇴장을 당한 최준용에 대해서는 “최준용이 파울이 아닌데 콜을 받아 속상해한다”면서 감쌌다.
김주성 감독은 “알바노가 에스피톨라에게 잡혔다. 안되는 플레이를 어거지로 많이 했다. 2차전에서 수정하고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1차전은 스승의 대승이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