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가 5명인가?
KIA 타이거즈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와의 6연전을 모두 이겼다. 목표 승률를 5할로 잡았는데 전승을 해버렸다. 운도 따랐지만 그만큼 KIA 전력이 강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공격력까지 조화를 이룬 덕택이었다. 그 가운데 필승조 라인이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KIA 불펜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던 경기는 13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마무리 정해영이 전날 3점차로 앞선 8회 2사후 등판해 9회까지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7세이브를 수확했다. 정해영은 불펜에서 몸을 여러차례 풀었던 날(12일 LG전) 까지 포함해 3연투를 했기에 등판에 나서지 않는 휴식조에 들었다.
11-2로 여유있게 앞서던 경기가 김사윤과 윤중현의 부진으로 11-9까지 추격을 당했다. 불펜이 비상이 걸렸다. 8회 갑자기 등장한 좌완 곽도규가 이날따라 제구가 듣지 않아 무사 만루 위기를 깔아주고 강판했다.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은 4번타자 노시환을 내야 뜬공으로 잡더니 김태연은 유격수 병살로 요리하고 만루를 삭제했다.
9회는 최지민이 1이닝을 가볍게 막고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투수가 쉬워도 필승조가 등장해 경기를 끝내고 홀드와 세이브를 챙긴 것이다. 6연승 과정에서 필승조들은 나가면 실점없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개막부터 이어온 불펜야구가 계속되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전상현, 최지민, 장현식, 곽도규가 제몫을 하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은 8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8세이브를 따내며 최연소 100세이브에 두 개를 남겨놓았다. 전상현은 11경기에 출전해 2승1패6홀드, ERA 2.53을 기록중이다. 한 경기(삼성전)에서 3실점했지만 강력한 구위와 제구력으로 8회의 남자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좌완 최지민은 10경기 1패2세이브3홀드, ERA 0.93의 빼어난 소방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장현식은 10경기에 출전해 4홀드, ERA 1.04의 기록중이다. 최근 주춤했지만 2021년 홀드왕의 구위를 회복했다는 평가이다. 임기영 대신 필승조에 편입된 곽도규도 무사만루 위기도 몰렸지만 11경기에서 4홀드, ERA 0.00을 기록중이다. 게다가 뒤늦게 1군에 올라온 이준영도 6경기에서 1승1홀드, ERA 0.00의 투구로 힘을 보탰다.
지난주 KIA 불펜 ERA는 2.74로 2위였다. 여기에는 추격조의 부진한 성적이 포함되어 있다. 마무리와 필승조까지 5명만의 주간성적을 합하면 17이닝 동안 단 1실점, 비자책이었다. ERA 0.00의 무시무시한 성적이다. 나가면 실점이 없이 계속 이닝을 삭제하고 있다. 마무리투수가 5명이나 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선발도 잘 돌아가는데다 팀 타율도 1위(.301)이니 1위를 안할 수 없는 구조이다.
다만, 이기는 경기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접전이 벌어지고 필승조들의 출격횟수가 잦다. 시즌 초반이라 일단 필승조를 5명으로 확대 구성한 것이 통하고 있다. 특정 투수에만 의지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마무리를 제외하고 3연투를 금지했다. 지금까지는 다들 제몫을 하며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시즌 중반부터는 과부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적절한 휴식권을 주면서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