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김민우(29)가 팔꿈치 통증으로 4구 만에 자진 강판했다. 또 다시 연패에 빠지며 최근 8경기 1승7패로 하락세가 뚜렷한 한화로선 김민우의 부상이 크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화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9-11로 패했다. 7회 7득점 빅이닝으로 뒷심을 발휘했지만 김민우의 갑작스런 부상 강판으로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진 경기였다.
1회 KIA 1번타자 서건창을 2구째 몸쪽 직구로 2루 내야 뜬공 잡은 김민우는 다음 타자 최원준을 상대로 2구째 공을 던진 뒤 갑자기 오른손을 들었다. 1루측 한화 덕아웃을 향해 사인을 보냈고, 박승민 투수코치와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향했다.
김민우의 몸 상태를 체크했지만 투구가 어렵다는 사인이 나왔고, 즉시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단 4구 만에 선발투수가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가자 구장 분위기도 술렁였다.
김민우의 교체 사유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 마운드를 내려간 뒤 아이싱을 한 김민우는 15일 월요일 휴식일에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때 검사 결과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하지만 팔꿈치 부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한두 번 로테이션을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
2020~2022년 3년 연속 풀타임으로 한화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한 김민우는 지난해 6월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재활을 거쳐 겨우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유명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라인’을 찾아 6주간 개인 훈련을 했다. 사비를 털어 통역과 트레이너를 대동하며 반등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구위 회복에 전념한 김민우는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시범경기까지 경쟁력 있는 투구를 펼치며 메이저리거 류현진 복귀와 1순위 신인 황준서 입단으로 한층 치열해진 한화 선발진에서 한 자리를 거머쥐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신고하며 32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왼쪽 날갯죽지 담 증세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지만 복귀전이었던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 호투로 위력을 이어갔다.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25. 12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으며 구위를 뽐냈다.
류현진, 펠릭스 페냐, 문동주가 기복을 보이고 있고, 리카르도 산체스의 이닝 소화력이 조금 아쉬운 한화에서 현재 가장 믿을 만한 이닝이터형 선발이 김민우다. 부상 공백이 생기면 가뜩이나 5할 승률이 위험한 한화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황준서가 대체 선발로 대기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황준서가 선발로 옮기면 불펜 약화를 피할 수 없다.
한화는 그 전날(12일) KIA전에서 채은성이 1루 수비 중 서건창의 바운드된 땅볼 타구에 오른손을 맞고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부기가 남아있어 13일 경기는 결장했다. 14일에는 대타로 출장 여부를 검토 중이며 다음주 지명타자 활용 여부를 체크할 계획이다.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침체가 깊어진 한화는 시즌 성적 9승9패로 5할 승률마저 위험해졌다. 투타에서 부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4월 고난의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