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안영미가 오랜만에 DJ석에 앉았다. 자신이 약 2년 10개월간 진행하던 ‘두시의 데이트’는 아니었지만 ‘이석훈의 브런치 카페' 청취자들에게 또 다른 빅재미를 선사했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현재 '두시의 데이트' DJ 재재의 위치가 위태롭게(?) 됐다.
안영미는 12일 오전 11시, MBC FM4U '이석훈의 브런치 카페'의 스페셜 DJ로 나섰다. “재밌게 잘 놀다가겠다. 같이 놀아주실거죠?”라고 인사를 건넨 그는 “잠시 휴가를 떠난 이석훈을 대신해 '브런치 카페' 가족들을 만나러 왔다. 울컥하려고 한다. 이 시간대에 이 날씨에 여러분을 맞이하면 안 되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브런치 카페' PD가 과거 ‘두시의 데이트' 출신이라고. 안영민는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 정확하게 1년 만에 왔다. 상암 엘리베이터 타고 오면서 라디오 식구들도 1년 만에 만나게 됐다. 이상하게 1년 만에 오는데 1년 같지 않고 어제 온 것 같기도 하다. 난 변한 게 없지만, 아이를 낳고 수족냉증이 더 심해졌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보이는 라디오로 함께 하고 있는데, 머리 감고 오는게 힘들지만 머리 감고 왔다. 너무 감사하게도 두댕이들이 모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날 잡아줄 사람이 없어서 더 조심하게 된다. PD님도 내가 익숙한 분이고 장소도 익숙해서 나도 모르게 선을 넘게 될까 봐 '워워~'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영미는 결혼 3년 만에 가진 아이 때문에 애정하던 ‘두시의 데이트’에서 지난해 5월 하차했다. 7월 출산을 앞두고 안정을 취하며 아이와 건강한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남편이 미국에 있는 까닭에 바다를 건너가 남편 곁에서 출산과 육아를 해냈고 건강한 모습으로 1년여 만에 MBC 라디오로 돌아왔다.
안영미는 "만삭 때가 잘 기억이 안 난다.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었을 때가 기억이 안 난다. 아이를 낳은 것과 동시에 본연의 안영미로 돌아왔다. 인생은 안영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며 “3일 동안 행복한 시간 해보겠다. 이석훈과 색깔이 조금 다르다. 귀에 거슬리더라도 3일만 참아 달라"고 재치있게 청취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미국에서 거의 1년 동안 묵언수행을 하고 살았다. (아들) 육아를 하면서 묵언수행을 했는데 말이 너무 고팠다"며 "내 얘기만 해서 너무 죄송하다”고 인사해 청취자들을 배꼽빠지게 했다. 원래 주인 이석훈이 달콤하고 감미롭게 1시간을 채웠다면 안영미는 특유의 넉살과 센스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그래서일까. 보이는 라디오 댓글창에는 안영미의 '두시의 데이트'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현재 DJ를 맡고 있는 재재와 결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예전의 안영미 텐션을 그리워하는 목소리였다. 스페셜 DJ로 왔다가 옛 청취자들과 현 청취자들을 몽땅 매료시킨 안영미 때문에 재재에게 숙제가 던져졌다.
한편 ‘이석훈의 브런치 카페' 측은 앞서 장윤주, 안재홍, 안영미, 이상엽, 카리나가 오는 21일까지 재충전을 위해 휴가를 떠난 이석훈의 빈자리를 차례로 채운다고 밝혔다. 안영미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을 맡는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