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저도 재미있게 보는데 이제는 OTT로 보고 '세자가 사라졌다'는 MBN에서 본방으로 봐주세요".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수호가 시청자들의 국본 자리를 노린다.
MBN 새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 김상훈) 측은 1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을 맡은 수호와 홍예지, 명세빈, 김주헌, 김민규와 김진만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슬기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수호 분)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 분)에게 보쌈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탄탄한 구성력으로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약칭 보쌈)'를 성공적으로 흥행시킨 박철, 김지수 작가가 다시 손을 잡고 집필한 '보쌈'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여기에 '골든타임', '킬미, 힐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감각적인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진만 감독이 합세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수호, 홍예지, 명세빈, 김주헌, 김민규 등 일품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하면서 색다른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수호는 아버지 해종이 반정으로 보위에 오르자 왕세자에 책봉된 이건 역을, 홍예지는 어의 최상록의 고명딸로 왕실과 최상록의 합의 하에 세자빈으로 내정된 최명윤 역을 맡아 출연한다. 명세빈은 전전대 왕의 두 번째 중전으로 현재 대비가 된 민수련 역을, 김주헌은 내의원의 수장인 정(正)이자 최명윤의 아버지인 어의 최상록 역을, 마지막으로 김민규는 해종의 두 번째 부인 중전 윤 씨의 큰아들이자 세자 이건의 이복동생인 도성대군 역으로 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매력을 발산할 전망이다.
김진만 감독은 '세자가 사라졌다'에 대해 "제목에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왕가에 숨겨진 비밀을 쫓던 세자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수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타이틀 롤에 도전함과 동시에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떻게 준비했을까. 그는 "데뷔 후 첫 사극 주연 작품이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있어서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사극 톤도 있고, 조선시대를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글부터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제가 '킬 미 힐 미'의 팬인데 김진만 감독님이 연출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감을 이겨내서라도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사극에 첫 도전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20부작 작품이고 이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기 때문에 예전에 했던 작품들은 일주일, 한 달, 6개월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제가 '상견례 프리패스상'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세자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제일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김진만 감독은 이러한 수호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캐스팅 라인업"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정말 '세자상'이 필요했다. '세자'가 사극을 보다 보면 많이 등장하지 않나. 나라의 근본이라고 해서 '국본'이라고도 한다. 이 드라마의 제목 자체에 '세자'가 들어간 것처럼 세자가 사명감, 정의감, 캐릭터성이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엑소의 음악 활동은 많이 알지 못한다. 그런데 수호 씨가 예전에 출연한 영화 '글로리데이'를 보고 오랫동안 쫓았다. 이번에 '세자가 사라졌다'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올렸다. 같이 할 수 있어 즐겁다. 새로운 좋은 배우의 탄생을 알리는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김진만 감독은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그는 "홍예지는 원래 재미있는 친구다. 이 드라마에서는 많은 제약이 있다. 많이 못 풀어줘서 정말 아쉽다. 다음에는 꼭 현대극으로 만나고 싶다. 홍예지도 전에 출연한 영화를 보고 고심 끝에 결정하게 됐다"라고 했다.
명세빈에 대해서는 "드라마 제안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캐스팅을 했다. 작가님과 가장 먼저 결정했다. 저와는 '킬 미 힐 미' 때 같이 작업했는데 그 이후로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셔서 이번 작품에서 제가 하고 싶던 가슴 시린 멜로를 담당하고 계신다"라고 했다.
이어 "김주헌은 저 나이에 멜로가 되는 중년 남성 배우가 얼마 없다. 예전에 지나간 배우들이 많다. 김주헌 배우는 제작사에서 정보를 많이 주셨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3인극 연극 공연하시는 것을 보고 아주 홀딱 반했다. 그 캐릭터를 실제로 대본에 녹여냈다. 드라마가 진행이 되면서 김주헌 배우가 보여준 느낌을 갖고 갈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같이 집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김진만 감독은 "김민규에게는 빨리 영어를 배우라고 했다. 티모시 샬라메를 뛰어넘을 수 있다. 그 얼굴 아까우니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만 믿지 말고 빨리 먼저 진출을 하라고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민규는 "감독님 발언에 제 의견은 하나도 없다"라며 당황해 웃음을 더했다.
다만 김민규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정반대인 상남자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얼굴 선도 보여드리려고 13kg 정도 다이어트도 했다. 열심히 감량을 했다. 대본에서 제가 한 번도 못 보여드린 캐릭터라 열심히 연구를 했다. 지금은 다시 찌운 상태다. 제가 독한 마음으로 너무 뺐더니 감독님이 너무 많이 뺐다고 해주셔서 그 때보다 지금은 5kg 정도 다시 증량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첫 사극이라서 많이 걱정도 하고 부담도 됐다. 제가 진만 감독님께 질문을 많이 드렸다. 전화도 가끔 드려서 캐릭터에 대해 질문도 하며서 '도성' 캐릭터가 불같은 성정을 가진 캐릭터라 그런 걸 어떻게 표현할 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홍예지는 전작 '환상연가'에서 박지훈과 호흡한 반면 이번에는 엑소 수호와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됐다. 연달아 K팝 스타와 호흡하게 된 그는 "너무 영광이다. 두 분의 매력이 달라서 촬영장 분위기도 달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상연가'에 이어서 연속으로 사극을 하게 돼서 '세자가 사라졌다' 대본을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다른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대본을 보고는 전작과 명윤의 성격이 다르기도 하고, 작가님의 필력과 감독님 연출을 믿고 가면 다른 모습의 나를 끄집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바로 하겠다고 확답을 드렸다. 차별점을 두려고도 노력했는데 명윤이는 밝고 말도 거침없이 하는 캐릭터라 전작의 캐릭터가 겹쳐 보이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자신했다.
'낭만닥터' 시리즈와 '무인도의 디바' 등 전작에서 큰 사랑을 받은 김주헌. 그는 이번 작품의 매력에 대해 "사극과 현대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가 생각했을 때 시간 소요가 많이 큰 것 같다. 아무래도 스태프 분들도 더 먼저 오셔서 의상을 준비하셔야 하고. 배우들도 상투를 튼다거나 하는 데에서 오는 시간적인 소요가 세심하다. 장소를 이동해서 야외에서 찍을 때는 자연인 곳에서 찍는데 그 모든 부분들이 저한테는 생소했고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힘든 과정을 통해서 무언가 찍고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데에서 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컸다. 우리의 옷, 건물, 미술 모든 것들이 제가 시청자 입장에서 무언가를 봤을 땐 '되게 예쁘다'였는데 직접 봤을 때는 경이로웠다"라며 놀랐다.
또한 "감독님이 원래 생각과 다른 곳에서 찍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즉흥성도 재미있었다. 모든 것들이 동지애, 전우애를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사극이 주는 사극의 언어에 집중을 했다. 언어에 어떻게 내 감정을 실어넣어야 진정성 있게 전달될까. 헤어, 의상은 스태프 분들이 완벽하게 준비해주셔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텍스트 위에 내 감정을 어떻게 넣어서 전달해야 상대에게 감정이 가고 시청자 분들께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명세빈은 제작진과의 인연들을 밝히며 "'보쌈'에서 잘했다고 해주시더라. 너무 감사했다"라고 웃으며 "'보쌈'을 잘 당해야 좋은 사랑을 만날 수 있다. 그 시련을 통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야 한다는 점이 공통점인 것 같다. 보쌈을 잘 당해야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그는 사랑을 위해 처절해지는 대비 역할에 대해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다. 대비로서 외적인 분장, 한복, 머리와. 그런데 김주헌 씨가 말한 것처럼 최고로 준비해주셔서 연기한다는 느낌을 제대로 받았다. 또 10대 후반부터 지금의 나이까지 다 얘기해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사실 좀 힘들었다. 그렇지만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그 도전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수호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뒷목을 덮은 단발머리에 가까운 장발 헤어 스타일로 시선을 모았다. 그는 "원래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새 앨범 준비 때문에. 그런데 머리를 길면서 사극이 들어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작품이 들어와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앨범을 미루고 작품을 하면서 머리를 긴 상태로 계속 유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극은 전반적인 드라마의 톤이 있더라. 선배님들 작품을 정말 많이 보면서 영어 공부 하듯이 사극톤을 쉐도잉 공부하듯이 했다. 같이 선배님들 대사를 따라하면서 준비했다. 역할이 '세자'이다 보니 본 적도 없고 돼본 적도 없지만 왕은 옆에서 다 해주니까 여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도 여유가 있을 것 같고. 평상시에 좀 행동을 여유있게 걷고, 여유있게 말하고, 여유있게 하려고 했다. 그렇게 사극을 준비했다"라고 했다.
작품 외적으로도 '세자가 사라졌다'를 둘러싼 상황들은 만만치 않다. 먼저 '보쌈' 스핀오프인 작품과 관련해 김진만 감독은 "시작은 보쌈이다"라면서도 "이 드라마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간택령'에서 시작한다. 그 이면에는 피해자 입장에서 굉장히 억울한 폭력을 당하게 되는 것인데 대비와 상록이 그 비참한 인생을 살아냈던 사람들이다. 30년이 지나서 똑같이 간택에 의해 어떤 운명을 맞이한 세자와 세자빈, 또 다른 세자 후보 도성대군까지의 이야기가 있다. '간택령'을 중심으로 30년에 걸쳐 5명의 피해자들에게 얽힌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가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보쌈'에 출연한 소속사 선배 소녀시대 유리의 조언은 없었을까. 수호는 "권유리 선배님이 헬스장을 같이 다녀서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작가님이 같으셔서 어떤 분들인지 물어봤다. 일단 너무 축하를 받았다. 작가님들에 대해서도 극찬을 해주시면서 '수호 너를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면 작가님들이 너를 담아주실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작가님들과 얘기도 많이 했고 세자 이건이 수호 그 자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유리 누나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작가님들과도 세자 이건을 만들 때 많은 시간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김진만 감독은 그런 수호의 성장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엑소 리더로 오랫동안 아티스트로 활동하셨는데 그 이상인 것 같다. 여기 모든 배우들이 열심히 하지만 수호는 정말 노력파였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세자'가 됐다. 얼른 나라를 세워라. 19, 20회 촬영만 남았는데 왕으로 귀환하는 그 촬영을 빨리 하고 싶다"라고 깜짝 스포일러까지 곁들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시간대 경쟁작으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비롯해 MBC 새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등 쟁쟁한 경쟁작들이 있는 상황은 어떨까. 수호는 "토, 일요일 너무 좋은 드라마들이 방송하고 있다.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다"라고 웃으며 "다른 드라마는 OTT로 볼 거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MBN을 통해 본방사수를 할 예정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당연히 부담도 되지만 다른 작품들과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제 스스로와의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저와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에 대한 걱정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되게 1년 가까이 사극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사극이 많이 나온 것 같다. 다행인 건지 최근에는 사극이 없더라. 경쟁작들이 사극이 없다. 아니 경쟁작이 아니라 동시간대 방영하는 작품들이 사극이 아니다. 그래서 사극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충족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 '김수현VS이제훈VS수호'의 경쟁구도가 되는 상황에도 수호는 끝까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내일(13일) 되면 다 아실 거다. 홍보는 로맨틱 코미디로 하고 있는데 서스펜스 스릴러 느낌도 강하다. 로맨스의 한 라인, 스릴러의 한 라인으로 가다가 두 개의 라인이 만나는 지점이 10부 정도에 있다. 그래서 이게 어떻게 풀릴지 궁금증을 가지면서 보게될 것 같다. 인물들의 로맨스, 사랑스러움도 따라가되 주된 사건들이 있어서 사건을 추리하면서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에 운명이 꼬이기도 하는데 사건과 인물들의 로맨스를 두 장르로 함께 본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이라고 관전포인트를 밝혔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오는 13일 토요일 밤 9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이어 매주 토, 일요일 밤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탄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