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하영민(28)이 데뷔 11년 만에 선발 투수로 안착하게 될까.
하영민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105구)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2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키움의 2연패를 끊었다.
초반 투구 수가 늘어나 다소 힘들었다. 1회 톱타자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박성한의 2루수 땅볼로 내야진이 병살타로 처리했다. 그런데 SSG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결과는 1루에서는 세이프로 번복됐다. 1사 1루에서 추신수를 포크볼로 루킹 삼진, 에레디아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 1사 후 고명준에게 좌전 안타와 안상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 조형우를 3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최경모를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시켜 2사 만루에 몰렸다.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1회 25구, 2회 27구를 던졌는데, 3회와 4회는 각각 10구, 13개를 던지며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3-0으로 앞선 5회 다시 위기였다. 선두타자 조형우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고, 1사 후 최지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2아웃을 잡고서 추신수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고, 2루 도루와 포수 송구 실책으로 2사 3루가 됐다. 4번타자 에레디아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동점 위기를 막아냈다. 5회는 30구를 던졌다.
하영민은 경기 후 "감독님께서 5이닝까지 던지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가 던질 때마다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주는데 야수들한테 너무 감사하고, 또 저희 불펜 투수들이 거의 형들인데 잘 막아주고, 동생들도 잘 막아줘서 야수도 그렇고 불펜 투수들도 그렇고 정말 많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하영민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입단했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신인 하영민을 개막부터 7월말까지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렸다. 14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7.22를 기록했다. 홍원기 감독은 하영민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며 “예전에는 싸움닭으로 불렸다”고 회상했다.
2015년부터는 줄곧 불펜 투수로 뛰었다. 2018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군 복무와 재활로 3년의 시간을 보냈다. 2022년 다시 복귀했다. 지난해 57경기(52⅓이닝)에 등판해 3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178경기 15승 13패 9홀드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안우진의 수술과 군 입대, 최원태의 트레이드 등으로 키움은 올해 토종 선발진을 재구성해야 했다. 홍원기 감독은 많은 투수들을 선발로 테스트했고, 하영민이 선발 한 자리를 낙점받았다.
안우진이 없는 키움 선발진에서 하영민은 시즌 초반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승률 100%다.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입단 11년 만에 선발 투수로 자리잡는 걸까. 하영민은 "겨울 동안 착실하게 준비한 만큼 (오랜만에) 선발로 던지는 것에 큰 부담은 없다. 제가 잘 던지면 팀이 많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다. ‘어떤 점들이 잘 되는지’를 묻자, 하영민은 “잘 된다라기보다는 팀원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수비도 그렇고 타격도 그렇고, 제 뒤에서 던져주는 투수들도 그렇고, 잘 해줘서 좋은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경기에서 3승, 다승 1위, 승률 100%다. 그는 “진짜 제가 잘 던졌다기보다는 빨리빨리 승부를 해야 야수들도 집중을 하기 때문에, 오늘 같은 경우는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야수들이 집중을 못했을 것 같은데, 야수들 덕분에 계속 이기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3경기 모두 5이닝씩 소화했다. 투구 이닝을 좀 더 늘려야 한다. 하영민은 "큰 고민은 없는 것 같다. 이닝보다는 투구 수를 계속 줄여 나가면 5이닝, 6이닝, 잘 던지면 7이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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