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100구는 8년 만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팀의 8-4 승리를 이끌고 시즌 3승을 챙겼다.
1회 흔들렸다. 홍창기 좌전안타에 이어 박해민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몰렸다. 견제하려다 1루 악송구로 쉽게 한 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는 1루수가 알을 까는 바람에 추가실점했다. 실책 2개가 겹치며 2실점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오스틴을 병살로 유도하며 1회를 마쳤다.
이우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2회는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도 모두 범타 처리했다. 4회도 2사후 문보경에게 좌익수 옆 2루타를 내주었으나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5회는 2사후 볼넷과 안타로 맞은 위기에서도 박해민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83구를 던진 시점에서 6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관건이었던 스태미너를 확인하는 이닝이었다. LG 타선도 클린업트리오가 대기하고 있었다. 크로우는 김현수와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문보경에게 좌월 2루타를 맞았으나 오지환을 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구종 선택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다. 최고 153km짜리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었다. 스위퍼도 10구를 구사했고 대신 투심을 6개만 던지면서 커브도 2개 끼웠다.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오지 않자 포심과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었다.
앞선 3경기에서는 역대급 외인이라는 평가가 무색했다. 15이닝 10실점(9자책), 퀄리티스타트 기록은 없었다. 투구수가 80구가 되는 시점부터 구위가 현저히 떨어졌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6이닝 소화를 못했다. 이범호 감독은 "구위는 좋다. 날씨도 따뜻해지고 좀 더 지켜보면 좋아질 것이다"며 기대했다.
이날 드디어 2경기 연속 11이닝 비자책 행진이자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투구수도 가장 많은 104구를 던지며 정상궤도에 올라왔음을 알렸다. 특히 동료 제임스 네일의 호투 행진도 자극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19이닝 무볼넷, ERA 0.47 빼어난 투구를 하고 있다.
KIA에게는 본격적인 외인 원투펀치의 구축이라는 수확도 거둔 경기였다. 네일과 크로우가 각각 3승을 따내며 6승을 합작하고 있다. 이의리가 부상으로 3주 정도 이탈할 예정인 가운데 크로우의 확실한 투구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퀄리티스타트형 선발투수로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경기후 크로우는 "1회 2점 주었으나 게임 플랜대도 더졌다. 6이닝 100구 이상은 거의 8년만이다. 6회까지 힘이 남아 만족스럽다. 모든 구종이 구사가 잘 됐다. 포수 한준수와의 호흡도 좋았다. 팬들의 응원이 힘도 되고 놀랍다. 부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