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다소 저조한 성적을 두고 ‘불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 평가대로 이정후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살아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스탯캐스트 수치상 눈에 띄는 10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이정후를 꼽았다. 클래식 기록 표본이 적은 가운데 스탯캐스트 데이터를 통해 밝은 미래가 예상되는 10명을 지목했다.
MLB.com이 주목한 이정후의 두 가지 기록은 하드히트 비율과 헛스윙 비율. 지난 8일 기준으로 이정후는 하드히트 비율 54.1%, 헛스윙 비율 8.8%를 기록했다. 모두 리그 상위권에 드는 성적으로 헛스윙 비율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계약했을 때 25세의 이 선수는 중견수로 평균 이상 수비를 펼치면서 강력한 컨택과 선구안을 앞세워 주전 리드오프가 될 것으로 보여졌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파워를 보여줄지는 불투명했지만 50% 이상의 하드히트와 평균 93.4마일(150.3km)의 타구 속도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MLB.com은 ‘이정후의 현재 가중출루율 wOBA(.249)는 좋지 않지만 예상 wOBA(.320)를 보면 지금까지 운이 없었다. 행운이 곧 찾아올 것을 암시한다’며 이정후의 성적 상승을 예견했다.
예상은 들어맞았다. 3일 LA 다저스전부터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까지 5경기 타율 1할(20타수 2안타)로 침묵했던 이정후는 9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펼쳤다.
이어 10일 워싱턴전에도 5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2경기 연속 멀티히트. 5회 3번째 타석에서 좌완 로버트 가르시아의 2구째 바깥쪽 낮은 84.1마일(135.3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허리가 빠지는 상태로 기막힌 배트 컨트롤을 보여주며 좌투수 공략 능력을 보여줬다. 좌투수 상대 타율은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9회 마지막 타석에선 패스트볼 공략 능력을 뽐냈다. 워싱턴 우완 마무리투수 카일 피네건의 2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97마일(156.1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땅볼 안타이긴 했지만 수비 시프트가 빈곳으로 빠져나갔다. 지금까지 이정후가 생산한 안타 중 가장 빠른 공을 공략한 것으로 의미가 있었다. 지난달 28일 개막전에서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의 94.8마일(152.6km) 포심 패스트볼을 중전 안타로 만들었는데 그보다 더 빠른 공을 안타로 연결했다.
지난 7일 샌디에이고전을 마쳤을 때 2할까지 떨어졌던 이정후의 타율은 3경기 만에 2할5푼5리(47타수 12안타)로 올랐다. OPS도 .554에서 .655로 상승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적응 과정에 있는 이정후인데 이제 조금씩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MLB.com이 이정후 불운의 근거로 댄 하드히트와 헛스윙 비율도 더 좋아졌다. 하드히트 비율은 52.5%로 리그 상위 14% 수준이며 헛스윙 비율은 7.8%로 리그 2%에 드는 최상위권이다. 헛스윙이 적고,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이정후라 앞으로 성적 상승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