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팬들의 사랑과 관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도 1-8로 패했지만 이정후는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11경기 타율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OPS .639를 기록중이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이정후는 한국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32억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이며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은 샌프란시스코 역대 5위 계약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겨울 블레이크 스넬(2년 6200만 달러), 맷 채프먼(3년 5400만 달러), 조던 힉스(4년 4400만 달러), 호르헤 솔레어(3년 4200만 달러) 등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이정후는 가장 중요한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기대도 크다.
지난 6일 열린 홈 개막전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소개하는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전광판을 통해 상영하며 이정후의 별명인 바람의 손자(Grandson of the Wind)를 언급했다. 이정후의 첫 타석에서는 팬들이 “정후리! 정후리!”를 외치며 이정후를 환영했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역시 경기 중에 전광판에 바람의 아들(Son of the Wind)라는 별명과 함께 소개되며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정후 영입 효과로 한국팬들이 많이 늘어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홈 개막 3연전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관중 12만908명(6일 4만645명, 7일 4만114명, 8일 4만149명)을 기록했다. 2018년 시즌 첫 홈 3경기(시애틀 2경기, 다저스 1경기)에서 12만5791명을 기록한 이후 최다 관중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과 굿즈들을 판매하는 팀스토어에서는 이정후의 유니폼이 많이 팔려나갔다. 가장 인기가 많은 홈 리미티드 유니폼은 이정후 유니폼이 모두 판매됐고, 일반 유니폼도 XXL 사이즈를 제외한 모든 사이즈가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오라클 파크에는 한국어로 이정후를 응원하는 문구를 들고 있는 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22년 KBO리그에서 큰 화제가 됐던 이정후의 ‘택배홈런’을 미국팬들도 알고 있는지 ‘AREA 51’(51번 구역)라고 쓰인 문구를 들고 있는 팬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정후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팬들은 물론 미국 현지팬들도 “정후리! 정후리!”를 외치며 이정후를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는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 구단 SNS 신규 가입자의 80%가 한국인이다. 한국은 다저스의 땅이었는데 이정후 덕분에 우리 구단의 인기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엄마도 유니폼을 사러갔는데 다 팔렸다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하고 거기에 맞게끔 내가 좋은 플레이를 해야할 것 같다”라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고개를 숙였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정후는 경기 후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했다. 키움 시절부터 이정후를 응원한 팬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오늘은 키움 팬분들이 오셨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반갑기도 했고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으로 오셨다고 해서 사인을 해드렸다. (경기를 하다보니) 버건디 유니폼도 보이고 내가 뭔가를 했을 때 나온 특별 유니폼도 많이 보였다. 너무 감사하고 묘한 기분이 든다. 아직까지도 그 유니폼이 나에게 더 잘어울리는 느낌이다”라며 웃었다. 이어서 “샌프란시스코의 주황색과 아이보리 색깔 유니폼도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짧은 슬럼프에 빠졌던 이정후는 최근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금은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오늘은 팬들의 응원소리가 잘 들렸다.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며 좋은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