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7일 사직 두산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6,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4일, 31일, 두 번의 일요일 경기에서 모두 혈투 끝에 패했던 롯데였지만 삼세번 만에 ‘해피 선데이’를 만들었다.
개막 4연패를 딛고 승리했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던 롯데에 시즌 첫 연승과 위닝시리즈를 안긴 극적이고 귀중한 일전이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4시간 8분 간의 혈투 속에서 끊임없이 결단을 내려야 했다.
김태형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 7일 경기 도중 내렸던 결단들을 되돌아봤다.
김태형 감독은 우선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던 노진혁을 한 타석 만에 교체했다. 노진혁은 2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등장해 두산 두 번째 투수 박정수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당했다. 허무한 스윙 끝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어진 3회초 수비부터 이학주료 교체됐다. 이학주는 교체투입된 이후 희생번트 2개와 안타 등 득점에 직간접적으로 기여를 하면서 노진혁과 대조됐다.
김 감독은 “기운이 없었다. 사이드 투수의 공이라면 커트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무기력하게 삼진을 당했다. 그런 상태에서 수비를 해봐야 수비가 안될 것 같아서 이학주로 교체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는 노진혁 뿐만 아니라 유강남까지 슬럼프에 빠져 있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로 합류한 베테랑들인데 팀에 아직 기여를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들을 두고 “나가서 감각을 잡는다는 게 쉽지 않다. 경기 경험이 그렇게 많은 선수들도 페이스가 떨어지면 조바심이 생긴다. 지금 보면 두 선수들도 그 단계다”라면서도 “언젠가는 페이스가 올라올 것이고 팀에 보탬이 되고 힘이 되어야 하는 선수들이다”라면서 두 선수의 회복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학주에 대해서는 “수비도 잘하고 타석에서도 하나씩 건드려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번트도 잘 댔다”라면서 칭찬했다.
아울러 이날 0-2로 끌려가던 롯데는 7회말 윤동희의 만루홈런으로 4-2로 역전했다. 그리고 8회를 맞이했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최준용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루 상황에 처했다. 이후 허경민과 승부에서는 2볼2스트라이크까지 끌고 왔다. 이때 김태형 감독은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렸다. 허경민과 상대하던 도중에 투수를 교체한 것. 연일 위력적인 투구로 눈도장을 찍고 있는 신인 전미르가 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전미르는 허경민을 3루수 방면 느린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3루수 손호영이 1루 송구실책을 범해 무사 2,3루로 위기가 변했다. 결국 전미르는 양의지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김재환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맞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김 감독은 이 교체에 대해 “전미르가 바로 허경민하고 승부구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준용이 허경민에게 던지는 변화구들이 밀려들어가더라. 그런데 그날 허경민이 변화구 타이밍을 딱 잡고 치는 모습이 보였다. 첫 타석에 빠른공을 쳤지만 이후 느린 변화구 타이밍을 다 잡더라. 변화구가 떨어지지 않으면 힘들것 같았다. 그래서 전미르의 빠른 커브나 빠른공으로 잡아보라고 넣었는데…실책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태형 감독은 최근 타격감을 고려해 다시 한 번 라인업을 짰다. 노진혁과 유강남은 모두 선발에서 빠졌다. 윤동희(중견수) 정훈(1루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좌익수) 이정훈(지명타자) 손호영(3루수) 최항(2루수) 정보근(포수) 이학주(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