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원의 필모그래피는 또래 배우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다. 시청률 40% 미니시리즈, 초대박 한류 드라마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데, 아쉽게도 화제의 1순위는 김지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눈물의 여왕'은 다르다. 퀸즈그룹 재벌 3세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하며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 CF '롤리팝'으로 데뷔한 김지원은 이듬해 인기 시트콤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주연으로 발탁돼 무명 시절이 거의 없었다. 이후에도 '상속자들'(2013), '태양의 후예'(2016), '쌈, 마이웨이'(2017), '아스달 연대기'(2019), '나의 해방일지'(2022) 등 내로라하는 유명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하지만 '하이킥'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과 화제성으로 조용히 마무리됐고, '상속자들'은 이민호와 박신혜의 한류 인기가 폭발한 작품, '태양의 후예'는 기승전-송중기·송혜교, '쌈, 마이웨이'는 박서준을 원톱 주연으로 굳건히 만든 드라마, 2년 전 '나의 해방일지' 역시 많은 대중은 손석구가 '구씨 열풍'에 힘입어 톱스타 반열에 오른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김지원도 큰 사랑을 받았지만, 온전히 그 영광을 다 누렸다곤 할 수 없다.
tvN '눈물의 여왕'은 시작부터 달랐다. 김지원은 극 중 퀸즈그룹의 상무 겸 퀸즈백화점 사장 홍해인으로 분해 열연 중이다. 대한민국 최대 재벌가 삼성그룹, 현대그룹을 연상케하는 설정으로 화려함과 럭셔리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홍해인을 200% 소화하는 김지원이 존재한다. 덕분에 극 초반부터 볼거리가 넘쳐 흐르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절대 군주의 면모부터 도도하고 우아한 재벌가 여왕 등이 외적인 모습이라면, 자신의 죽을 병을 알게 된 후에는 한 없이 무너지고 연약한 모습, 섬세한 감정 연기 등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지원과 김수현의 로맨스 케미도 터지는 중이다.
앞서 10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20.9%, 최고 22.7%,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9%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전국 가구 기준 모두 5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 '사랑의 불시착' 기록을 넘어서기까지 단 2%만을 남겨두고 있다.
굿데이터에 따르면, 김지원은 네티즌 반응을 조사한 각종 온라인 발표에서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만 한다는 소주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이 외에도 드라마 방영 도중 대형 보험사 모델 체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후보가 발표된 가운데, TV 부문 여자최우수 후보에 김지원이 제외돼 팬들의 아쉬움이 쏟아졌다. 이 또한 드라마의 시청률과 정비례하는 김지원의 높아진 위상과 인기를 고스란히 담은 반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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