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로 처진 프로야구 KT 위즈에 부상 악재가 또 덮쳤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33)에 이어 주전 외야수 배정대(29)와 김민혁(29)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KT는 월요일 휴식일인 8일 투수 김민, 문용익, 외야수 배정대, 김민혁, 송민섭 등 5명의 선수들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배정대와 김민혁의 이름이 눈에 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인한 말소다.
배정대는 지난 7일 LG 트윈스전에서 8회 자신의 파울 타구에 좌측 발을 맞았다. 8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된 배정대는 X-레이 및 CT 촬영 결과 좌측 발 주상골 골절 소견이 나왔다. 약 6주 재활 예정으로 빨라야 5월말 복귀 가능하다.
김민혁도 같은 날 LG전에서 우측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4회 수비를 앞두고 교체된 바 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한 움직임 제한으로 약 2주간 재활을 한다. 이달 말 복귀를 기대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배정대와 김민혁 모두 KT 외야의 핵심이다. 2020년부터 붙박이 주전 중견수로 활약 중인 배정대는 올해 14경기 타율 2할9푼(62타수 18안타) 1홈런 9타점 3도루 OPS .711을 기록 중이다. 김민혁은 14경기 타율 2할7푼(37타수 10안타) 9타점 OPS .641을 기록하고 있었다.
두 선수에 앞서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지난 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7일 잠실 LG전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측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고,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 굴곡근에 미세 손상이 확인됐다. 회복에 2~3주가 걸리는 부상이라 4월을 건너뛰게 됐다.
마운드에 큰 공백이 생겼는데 야수 쪽에서도 핵심 2명이 동반 이탈하는 치명타를 맞았다. 특히 배정대의 경우 공수주에서 기여도가 높은 선수라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힌 KT는 8일 현재 3승11패로(승률 .214)로 10위 최하위에 처져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믿었던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고전하고 있는데 투타 핵심들의 줄부상으로 당분간 고난의 행보가 예상된다.
KT는 지난해에도 시즌 초중반 부상자 속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시즌 전 불펜 필승조였던 김민수(어깨), 주권(팔꿈치)이 이탈한 가운데 개막 후에도 소형준(팔꿈치), 엄상백(팔꿈치), 배정대(손등), 박병호(허벅지), 황재균(발가락), 조용호(고관절) 등 부상자가 끊이지 않았다.
소형준은 5월 중순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강백호도 심신이 지쳐 6월부터 전력 외가 되면서 큰 위기에 처했다. 6월4일까지 10위(18승30패2무 승률 .375)에 머물렀지만 6월을 전후로 반등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돌아온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 트레이드로 데려온 내야수 이호연의 활약에 부상자들까지 하나둘씩 돌아오며 무섭게 치고 올라가 정규리그 2위로 대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도 KT의 기본 전력은 탄탄하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버티면 지난해처럼 반등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6~7월 중으로 신인왕 출신 투수 소형준이 돌아오고,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 중인 내야수 심우준과 권동진도 7월 중순 전역 예정으로 후반기에 합류한다.
지난해 10위에서 2위까지 올라온 저력이 있는 팀이라 지금 성적으로 끝날 것 같진 않다. 다만 예년보다 베테랑 선수들의 나이가 1살씩 더 먹었고, 불펜의 힘이 예년만 못하다는 점에서 초반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이날 KT 선수 5명 외에 LG 투수 우강훈, 두산 베어스 투수 박신지, 최종인, 한화 이글스 투수 김기중, 내야수 정은원,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연주, 외야수 박찬혁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