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으면 못 뛴다" 김민재, '별들의 무대' 놓칠 위기..."다이어-더 리흐트에게 의존할 수밖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8 13: 57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별들의 무대'를 놓치게 될까. 그가 한 경기 만에 벤치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독일 '키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휴식을 취한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FC 하이덴하임과 맞대결을 치러 2-3으로 역전패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세르주 그나브리-자말 무시알라-토마스 뮐러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레온 고레츠카-콘라트 라이머가 중원을 채웠고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스벤 울라이히가 지켰다.
김민재로선 5경기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휴식 없이 출전하며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최근엔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다. 최근 4경기에서 단 15분만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하이덴하임전에선 오랜만에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추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중 열리는 아스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 대비한 로테이션이자 도르트문트전 0-2 완패로 인한 변화였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직전 라운드 도르트문트전에도 나란히 선발로 나섰지만, 느린 주력과 좁은 수비 범위라는 문제를 노출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하이덴하임과 경기를 하루 앞두고 "(도르트문트전) 플레이 방식과 결과는 카드가 다시 섞일 것이란 시작 신호였다. 내일은 (누가 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며 "매 경기마다 누가 출전할지 결정할 것이다. 내일이나 남은 경기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라며 수비진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경기가 김민재에겐 주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셈. 출발은 좋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승격팀 하이덴하임을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해리 케인과 세르주 그나브리가 한 골씩 넣었다.
후반전 악몽이 시작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5분과 6분, 34분 연달아 실점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허용했다.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허망한 실수를 저지르며 와르르 무너졌다.
김민재에게도 최악의 날이었다. 절치부심으로 각오했을 김민재지만, 그는 3실점에 모두 관여하며 고개를 떨궜다. 첫 실점 장면에선 과감하게 뛰쳐나갔으나 헤더 경합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동점골 장면에서도 박스 안으로 절묘하게 침투하는 팀 클라인디엔스트를 놓쳤다. 역전골을 허용할 때도 애매하게 전진했다가 상대 공격수에게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후 혹평이 쏟아졌다. '빌트'와 '키커', 'TZ', '아벤트 차이퉁' 등 많은 독일 매체들이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줬다. 독일은 보통 1점~5점으로 평점을 매기며 높은 점수일수록 부진했다는 뜻이다. 6점을 매겼다는 건 그만큼 이례적인 비판을 의미한다.
키커는 "이제 김민재는 자신감이 부족한 건지 클래스가 부족한 건지 의문이 제기된다"라며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그들이 왜 더 이상 투헬 감독이 선호하는 듀오가 아닌지 보여줬다. 우파메카노의 실수는 새롭지 않지만, 김민재는 상황을 완전히 잘못 읽어 클라인디엔스트를 놓쳤다.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도 틀렸다"라고 꼬집었다.
TZ도 "김민재는 두 골을 내줬을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건 공중볼 경합에서 패한 것과 클리인디엔스트와 피에링거에게 공간을 너무 많이 내줬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아벤트 차이퉁 역시 "김민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진지하고 깔끔하게 플레이했고, 위험 없이 모든 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동점골 장면에서 너무 수동적이었고, 존재감이 없었다. 첫 실점 장면에서도 좋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투헬 감독 또한 "후반 시작 직후 5분 동안 극도로 경계심이 부족했다. 상대와 일대일 싸움은 너무도 약해 승부를 내기 어려웠다"라며 "우린 2-0으로 전반을 마쳤고, 모든 것을 통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집중력과 경기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가 고개를 떨구면서 자연스레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주전 경쟁에서 더욱더 앞서 나가게 됐다. 김민재 특유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전진 수비가 바이에른 뮌헨에선 독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재는 다가오는 아스날전에서도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도르트문트전에서 뒷공간을 막지 못하는 약점을 노출한 만큼 김민재 기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하이덴하임전 부진으로 모두 힘을 잃게 됐다.
키커는 "투헬 감독은 아스날과 8강 1차전 결과를 더 리흐트와 다이어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라며 "중앙 수비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실수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휴식을 취한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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